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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고 싶은 나의 교수님

2015년도_입선_[수학과]_하영화교수

  • 유남경
  • 2016-01-27
  • 12242

기계공학과 최혜수

 

20153월 아주대에 처음 입학한 후 수강신청을 하였습니다. 신입생이라 수학 1이라는 과목을 처음 듣게 되었는데 1학년 때는 놀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하나로 집념이 불타오르고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하는 노력만 가지면 대학생 때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 라는 어른들의 말을 떠올리며 수학 1 첫 수업시간에 들어갔습니다. 그때 나이가 조금 있고 흰머리가 보이시는 안경 쓰신 교수님이 천천히 정말 천천히 들어오셨습니다. 그때가 하영화 교수님과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교실에 들어오실 때 천천히 들어 오시길래 왜 그러실까 했더니 몸이 조금 불편해 보이셨습니다. 그땐 교수님이 얼마 전에 다리를 다치셨나 생각했고 그 모습을 보고 철이 없는 학생들은 수군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공대생에게 가장 중요한 수학 1학년 첫 수업이라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하나만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집중을 열심히 했습니다. 활활 열의도 타오르는 것도 잠시 후 고등학교 점심 후의 14년도 모습처럼 저는 수업시간 마다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습니다. 교수님의 목소리도 나긋나긋 하셨고 교수님도 딱히 지적을 하지 않아서인지 점점 의지도 흐려져 갔습니다. 같이 수업을 듣던 기계과 친구들과 휴대폰을 가지고 놀거나 뒷자리에서 소곤소곤 대기도 했습니다.

중간고사가 어느덧 다가오고 축제의 기분으로 그때 공부를 소홀히 하였던 저를 기억합니다. 지금은 몹시 후회스럽지만 중간고사의 성적이 잘 나오지 못했습니다. 수업에 집중을 하지 않고 다른 짓을 했던, 고등학교의 구속 속에 자유로 나온 물고기처럼 그 순간을 만끽했기 때문입니다.

반성적이 딱히 좋지 않아 교수님은 걱정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전체 학생들에게 한번 잘해보자고 격려도 하고 수업 중간중간 질문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도 중간고사의 성적을 보고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하였지만 이미 흐트러진 집중 때문에 동기가 도저히 생기지 않았습니다. 같은 15 동기들은 재수강을 하면 되지 우린 아직 1학년이라면서 합리화를 하였고 저도 차츰 그 무리에 스며드는 듯 했습니다.

그 시기쯤 저를 일깨워준 수업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그때 교수님께서는 매학기 이야기하고 학생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다고 진로에 깊은 의문을 가지고 동기가 없는 학생들은 한번쯤 들어보라고 하시면서 수학이랑은 관련이 없지만 인생에는 도움이 된다고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수님께서 다리가 걸을 때 절뚝거리시고 불편해 보이시는데 저는 얼마 전에 그냥 다친 줄만 알았는데 어릴 때부터 소아마비로 인해 다치신 것이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것을 듣고 깜짝 놀랐고 그 역경을 이겨내고 교수의 자리까지 간 것에 대해 매우 존경스러웠습니다. 또 자신이 학생 때 학교에서 어떤 실험을 하던 도중에 약물이 폭발하여 들고 있던 용기가 부서졌다고 하셨습니다. 그 결과 들고 있던 왼손의 혈관이 크게 다쳐서 왼쪽 손을 절단하셨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뒷자리에 매번 앉았고 교수님도 크게 의식안하면서 수업을 하고 계셔서 그게 의수인지 몰랐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한 불편함을 가지고 계시지만 자연스레 강의를 하시는 것을 보니 대단하시다, 진짜 대단하시다 그 두 마디가 자연스레 나왔습니다. 저나 신입생 동기들은 지금 두 손과 두 다리가 멀쩡함에도 불구하고 수학이나 다른 과목 하나 못해서 불평을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우리들처럼 놀기 바빴던 대학생들과 달리 교수님은 자신이 가진 부족함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고 밤을 새었다고 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원래 공대에서 교수생활이나 유학을 준비 하셨는데 한쪽 손이 없기 때문에 실험이라는 것을 수행하지 못해 정말 억울한 심정으로 수학과에 진학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학문을 하고 있는 우리 기계과 학생들을 보면 정말 부럽다고 하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요즘 학생들은 뭔가 동기가 없이 흘러가는 데로 살고 있다고 걱정을 하셨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저도 사실상 뚜렷한 목표가 없이 이번 학기는 평균만 하자, 대기업에 취직하자 이러한 생각만 가지고 있고 정작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게으르면서 의지가 없는 사람에게는 기회란 없다고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뒷자리에 앉아서 지금도 졸고 있는 학생들과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시간은 모두 같고 균등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한 시간 시간들을 얼마나 짜임새 있고 소중히 여기면서 여기에 자신의 뚜렷한 동기와 목표를 넣어 활용하는가에 따라 인생의 성공의 격차가 난다고 하셨습니다.

예전에 SNS에서 보았던 명언 중 출발하는 점은 같으나 기울기를 최대한으로 높여서 더욱 높은 곳에 도달하라는 말을 본 적이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그 시작하는 점마저 암울할 정도로 아래에 있었지만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부단한 노력 끝에 다른 사람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기울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그 결과 성공적인 지위에 오르셨고 학생들에게 존경받는 아주대학교 수학과 교수님이 되셨습니다. 만약 제가 교수님의 어릴 때처럼 남들과 같지 않고 불우하거나 부족한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면 과연 어려움을 이겨내고 일어섰을까? 성공적이진 못해도 평범한 삶까지라도 살수는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 결과는 지금의 제 의지로는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교수님은 매순간 이겨낸다는 긍정과 희망으로 사셨고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셨습니다. 자신의 주어진 기회를 가지고 매순간 열심히 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면 자신보다도 더 값진 삶을 살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 평소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조차 나지 않던 제가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 역경을 이겨 내기위해 고생했을 교수님과 부족함이 없는 제가 이렇게 낭비하는 시간들이 너무 아까워서입니다. 그래서 그 말씀을 들은 수업시간 이후 다른 과목도 매순간 최선을 다하게 되었습니다. 무기력했던 대학교 1학기의 초중반을 단순에 바꿔버린 터닝 포인트였고 자칫 이렇게 흐릿하게 흘러 갈 수도 있었던 제 남은 대학 2,3,4 학년 생활에 동기란 무엇인가 확실하게 새겨 주셨습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한 후 너무나 못 보았던 중간고사를 어느덧 만회를 하고 기말고사를 잘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주어진 시간을 부단히 노력하려고 했던 제 2학기의 생활과 학업을 돌이켜 보면 1학기보다도 훨씬 성적이 잘 나왔고 생활면에서도 만족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기력한 저를 바꿔주신 하영화 교수님께 이러한 기회가 있어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날 말씀하신 교훈들은 제 앞으로의 인생 그리고 훗날 가지게 될 자녀 교육에도 널리 전파해 주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