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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고 싶은 나의 교수님

2014년도_입상_[기초교육대학]_박승설교수

  • 유남경
  • 2015-01-29
  • 16265

2010년도에 아주대학교에 입학한 이후로 많은 수업을 들었습니다. 기초과목부터 시작하여 교양과목 그리고 전공과목 까지. 아직 들어야하는 수업이 많이 남았지만 지금까지 들었던 수업들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교수님 한분을 지금부터 소개하고자합니다.

박승설 교수님을 알게 된 것은 2010년도 2학기였습니다. 교수님은 제게 ‘수학1’ 과목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당시에 제가 1학년이기도 했고, 또 입영 날짜가 다가와서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께서 수업을 늦게 끝내주시고, 숙제를 자주 내주시는 것이 싫었습니다. 그렇게 수학이란 과목과 멀어진 채 군대에 갔습니다.

그렇게 군대에서 2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전역 후 1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온 뒤, 2014년도 1학기에 2학년으로 복학했습니다. 고등학교 재학 당시 문과였던 까닭에 미분이 무엇인지 조차 알지도 못했고, 또 공부를 안 한지 3년이란 시간이 흘러서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기초부터 다시 공부하자'라는 생각에 ‘수학2’가 아닌 ‘수학1’ 과목을 수강신청 했습니다. 또, 하는 김에 더 열심히 하고자 하여 ‘수학1’ 일반반이 아닌 보충반으로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도 그 보충반 담당 교수님이 박승설 교수님이셨습니다.

마음가짐이 달라진 채 수업을 듣자 일학년 때 보이지 않던 교수님의 진심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교수님께서 수업시간이 지나도 계속 강의를 해주시는 게 교수님의 쉬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학생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어서 오랜 시간 강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매번 과제를 내주시는 것도 학생들을 귀찮게 하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한 학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교수님께서 work sheet와 일일과제, 그리고 연습문제 풀이를 포함하여 약 20번 정도의 과제를 내주셨습니다. 모든 학생이 제출한 그 모든 과제들을 교수님께서 일일이 확인해주시고, 코멘트를 달아주셨습니다. 또한, 교수님께서는 office hour 이외의 시간에도 항상 학생들을 반겨주셨습니다. 시험기간 같은 경우는 주말에도 학생들을 위해 연구실에 나오셨습니다. 그렇게 미분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제가 시간이 지날수록 교재에 나오는 문제를 조금씩 풀 수 있게 되었고, 수학이라는 학문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한 과목이긴 했지만 공부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니 다른 과목도 점차 공부하는 게 재밌어졌습니다. 고등학교, 대학교에 다니면서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의무적으로 해왔는데 교수님 수업을 듣고 나서, 자발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성호관에서 박승설 교수님을 찾는 것은 아주 쉽습니다. 항상 옷과 손에 분필가루가 묻어있기 때문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옷에 분필가루가 묻는 것을 개의치 않으시며 열정적으로 수업을 하십니다. 교수님께서 그렇게 강의해주시지 않으셨다면 저는 일학년 때처럼 그냥 대충 공부하고 말았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다른 교수님들께서 분필가루가 안 묻기 때문에 열정적이지 않다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분필가루와 열정이 상관관계가 없지만 개인적으로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시는구나’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박승설 교수님의 옷에 분필가루가 묻지 않더라도 열정적으로 강의해주신다는 것을 단 한번만 수업을 듣는다면 알 수 있습니다.

교수님은 강의 도중에, 학생들을 자주 꾸짖으셨습니다. '수업시간에 핸드폰 하지 마라', '수업시간에 왜 자꾸 나가냐 75분을 못 참고 뭘 할 수있겠냐', '성인이면 행동에 책임이 따른다.' ‘수업시간에 뒤에 앉지 말고 앞으로 와서 앉아라.’ 등 저를 포함한 학생들을 자주 꾸짖어 주셨던 것을 보며, 지금 대학교에 있는지 고등학교에 있는지 굉장히 헷갈렸습니다. 제가 수강했던 반의 대다수의 학생이 1학년이여서 그런지 처음에는 모두 교수님께서 하시는 잔소리를 싫어하는 눈치였습니다. 하지만 그 후, 학생들이 진심어린 조언이란 것을 알았는지, 대다수의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핸드폰을 꺼내지 않고 강의에만 집중하는 좋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대학교에 다니면서 좋은 교수님들이 많이 계셨지만 박승설 교수님은 고등학교 담임선생님 같았습니다.

교수님께서 기초교육대학에 소속된 까닭에 제가 직접적으로 진로에 대해 여쭤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교수님 수업을 들으면서 어떤 에너지를 받은 것만은 확실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손이나 옷에 분필가루 묻는 것조차 신경 쓰시지 않으시며, 열정적으로 강의해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학기 초에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외워서 수업시간에 불러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애정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런 까닭에 1학기에 이어서 지난 2학기에 ‘수학2’를 수강 할 때도, 교수님 강의를 들었고, 다시 한 번 교수님의 열정과 애정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그 결과 이번학기에 학교에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성적을 받았습니다. 물론 학점이 높다고 해서 높은 성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대학생활을 하면서 한 번 정도는 후회 없이 공부를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학기에 그렇게 한 것 같아서 뿌듯했습니다. 이렇게 몰두해서 공부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박승설 교수님 덕분인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시는데 수업시간에 몰래 핸드폰을 하거나 졸 수 없었습니다.

내년에 입학하는 친구들은 처음으로 박승설 교수님 수업을 처음 들었을 때 약간의 거리낌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대학교에 올라왔는데 수업시간에 잔소리하시고, 과제도 많이 내주시고, 수업도 늦게 끝내주시는지.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들 역시 나이가 들어 생각이 바뀌고 난 후에 수업을 다시 듣는다면 알게 될 것입니다. 얼마나 열정적인 교수님이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