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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고 싶은 나의 교수님

2022학년도_입상_[전자공학과]_김도희 교수

  • 최승규
  • 2023-06-08
  • 670
김도희 교수님의 ‘융합 프로그래밍’을 수강하고 1년 후 나는 게임을 만들었다. 교수님의 강의가 게임 개발을 하게 된 계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교수님 덕분에 코딩에 대한 나의 새로운 시야가 떠졌다. 

 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들과 작은 동아리를 만들어 아두이노를 활용한 코딩을 함께 공부하고 실습하였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코딩을 할 때 코드를 외우고 학습했던 상황만 해결할 줄 알았지 이를 응용하고 적용하는 방법은 어떻게 생각해내야 할지 막막했었다. 그렇게 뭔가를 제대로 배웠다는 느낌도 들지 않을 정도로 어영부영 배웠던 코드만 반복해 짜며 흥미를 잃었었다. 이후 대학교에 입학하고 첫 학기에 들을 수업을 보니 ‘융합 프로그래밍’이라는 과목이 있어 걱정부터 되었다. 첫 학기부터 학점을 너무 망치는 것은 아닌지, 단순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 과목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모든 것이 막막했다. 우려했던 상황과는 달리 강의 오리엔테이션을 듣고 첫 번째 강의를 들으며 코딩에 대한 나의 시야가 점점 바뀐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물론 초반에는 프로그래밍 언어의 역사 등의 내용을 다뤘지만, 우리가 작성하는 코드를 컴퓨터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내부에서는 어떤 처리 과정에 의해 동작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히 이 과정을 이해한 것뿐인데 코딩을 하는 강의를 들으며 내가 코딩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코드를 외워 작성하였다면 이제는 내가 작성한 코드를 컴퓨터가 어떻게 이해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생각하며 코드를 작성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작성한 코드들의 흐름이 큰 설계도가 되어 내 머릿속에 그려졌고 조금 꼬아서 낸 문제나 변형 문제 등에도 쉽게 머릿속의 설계도를 조금만 고쳐 해결하게 되었다. 하지만 막히는 부분도 있었지만, 김도희 교수님께 질문을 드리면 언제나 자세하게 하나하나 이해할 때까지 설명을 해주셨다. 덕분에 괜찮은 성적으로 강의를 마치며 교수님께 마지막 인사를 드렸고 교수님께서는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라며 칭찬해주셨다. 이때부터 코딩에 큰 흥미를 느껴 코딩 웹사이트를 찾아 가입하고 문제를 해결하였다. 1학년이 끝나갈 때쯤에는 코딩 대회에 우리 학교의 대회가 떠서 참가해보기도 하였다. 물론 수준이 조금 있어 입상하진 못했지만 몇 문제를 맞히며 자신감도 많이 올라갔다.

 이후 휴학을 하고 군대에 가며 훈련받을 5주간은 멀어졌지만, 자대 배치를 받고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다시 코딩 공부에 열을 올리게 되었다. 코딩 웹사이트의 문제를 풀어나가며 블로그에는 내가 코드에 찍혀 있는 점(.) 하나까지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이해를 한 문제들의 풀이를 올리기도 하였다. 그러다 문제의 난이도가 높아지자 자료구조에 관한 내용에 대해 학습이 필요했고 자료구조에 관한 책을 구입하여 공부하며 다시 문제를 풀어나갔다. 단순히 코딩 문제를 푸는 것이 조금은 지루해지려던 찰나 부대에 HTML이라는 언어를 이용하여 웹사이트에 오프라인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동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새로운 언어를 배워보자고 생각했다. 익숙해진 언어를 두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려고 하니 쉽지는 않았지만, 차근차근 배우며 미니 게임을 만들었고 다른 동기들이 게임을 하며 재밌다는 말에 웹사이트 오프라인 미니 게임이 아닌 실제 핸드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게임 앱을 개발해봐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군대에서 전역할 때까지는 C#이라는 언어를 공부하며 전역 후 게임 앱 개발의 초석을 다졌고 실제로 만드는 작업은 전역 전 마지막 휴가를 나가서 시작되었다. 전에 쓰던 비쥬얼 스튜디오라는 프로그래밍 툴을 비쥬얼 스튜디오 코드라는 가벼운 툴로 옮기고 필요하다는 프로그램을 마구 깔았다. 막상 게임을 만들려고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보고 있으니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다. 처음에는 실제로 공부했던 이론을 바탕으로 유명한 게임들을 하나씩 카피하여 기능을 구현해 보았다. 프로그램이 조금은 익숙해진 후 한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라 이전에 있던 게임과 큰 틀은 비슷하지만, 그 게임의 목적과 방식을 바꾸어 새로운 게임을 만들었고 이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직접 출시까지 해봤다.

 출시 직후 나의 첫 게임 앱 개발을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는 사실에 뭔가 신기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코드를 외워 작성하기만 했는데 언제 이렇게 발전해서 계획을 세우고 이를 구현해 나가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 모든 것을 거슬러 올라가 과연 내가 대학교 첫 학기에 김도희 교수님의 ‘융합 프로그래밍’을 수강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까지 코딩에 진심일 수 있었을까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다. 누군가에겐 첫 학기 수업 중 그저 하나일 뿐이겠지만 나에겐 목표가 생기고 한 가지 분야에 마음을 다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