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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5년도_우수_[문학이란 무엇인가]_문혜원교수

  • 유남경
  • 2016-01-27
  • 13887

산업공학과 유태준

 

글쓰기에 앞서 잊고 살아왔던 제 문학에 대한 열정을 일깨워 주신 문혜원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문학청년이었습니다. 읽고 쓰기를 참 좋아했습니다만 공학자로서의 꿈 역시 그에 못지않았기에 선택의 기로에서 산업공학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마음으로 오래도록 가지 못한 문학으로서의 길을(프러스트, 가지 못한 길) 바라보았고 언제나 가슴 한 편에 문학에 대한 애잔하고 애틋한 마음을 지니고 살아왔습니다. 이 후 문학과 다시 조우할 기회가 없다시피 했습니다. 군 제대 이후, 심화된 전공수업을 소화하기 위해서 이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고 이 후에는 취업준비를 위한 대외활동 및 영어자격증 등을 취득하는 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활동들은 저에게 반드시 필요했으나, 자기만족과는 거리가 먼 활동들이었으며 이에 저는 지쳐만 가는 대학생활 중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문학이란 무엇인가강의를 수강신청 했습니다.

 

이 수업의 목적은 강좌명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내리는 것이 바로 그 목적입니다. 물론 문학을 어떤 특정한 말로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오랜 세월 인류와 함께 해온 문학의 존재의 가치를 인정하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우리가 문학과 가질 관계와 양상에 대해서 스스로 답을 내려 보는 것입니다. 수업은 지루할 틈이 없이 진행됐습니다. 딱딱하기 마련인 인문학 강의를 문혜원 교수님은 참여의 제한을 두지 않는 소통의 장으로서 승화시켰습니다. 강의실에 들어가면 노래가락이 흘러나옵니다. 거기에는 그날의 분위기, 그날의 주제와 연관 지어서 강의를 시작하고자 하는 교수님의 의도가 담겨있습니다. 강의 시작 전 들락날락하는 소음으로 시끄러운 5분의 시간이, 자연스럽게 음악을 감상하며 오늘의 수업을 준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으로 탈바꿈 되었습니다. 음악이 끝나면 교수님은 강의 시작을 알리고 학생들 편에 앉습니다. 그리고 단상에는 그날의 개시를 맡은 학생이 올라서고 자발적으로 수행한 과제에 대한 발표를 시작합니다. 지난 강의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주제이기에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주제에 따라갈 수 있고 이클레스에 들어가면 사전에 발표 자료에 대해서 확인도 할 수 있고 댓글로 서로 의사소통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과 소통하기위한 교수님의 노력도 인상 깊었습니다. 수업이 이루어지는 강의실은 원천관 대강당으로 매우 넓은 강의실입니다. 이 넓은 강의실에 학생들은 모두 자신의 좌석을 가지고 있었고 교수님은 모든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고 호명시에 이름을 불러주셨습니다. 이 같은 노력은 저 뿐만 아니라 수업을 듣는 모든 학생들이 교수님을 더 친근하게 여기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대폭 열어두는데 이바지했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을 듣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단상에 서서 자신의 생각을 공유했고, 나머지 학생들은 이를 귀기울여 듣고 발표가 끝나면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했습니다. 저 또한 가장 활발하게 의사소통한 학생 중 하나로서 많은 생각들과 많은 견해들을 공유했고, 주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측면들과 홀로 생각하기 어려운 입장들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후 저의 삶은 놀랍도록 변했습니다. 사실 저는, 대학을 졸업장을 따기 위해 다녔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공학자로서 꿈을 펼쳐 보이겠다는 순수함은 사라지고 오직 강의를 수강하고 시험을 보고 성적을 받아드는 형식적인 매너리즘에 빠져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저에게 이 강의는 구원이었습니다. 조금 과한 표현일수도 있지만 진정 저는 구원과 힐링으로 느꼈던 것입니다. 수업을 들으러 가는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벼웠고, 과제와 발표가 저에게 짐이 되기는커녕 기다려지는 참여의 기회로서 주어졌습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수업 내에서 저는 재가 가진 문학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문혜원 교수님의 감독 하에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고 모든 과정을 성실히 수행했습니다. 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제가 듣는 다른 수업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학기 전체에 대한 저의 부담을 경감시켜주는 데에 크게 일조했습니다. 부담이 줄어들고 학기에 대한 애정이 생기자 자연스럽게 모든 과목의 모든 커리큘럼을 수행하는 데에도 자신감이 생기고 결국 전 학기에 통틀어 가장 좋은 학점을 받게 된 학기가 되었습니다.

 

매너리즘으로부터 저를 깨워주신 문혜원 교수님과는 오래도록 소통하려고 합니다. 교수님과의 소통에 과정에서 오는 수많은 좋은 영향들이 저의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재 저는 도전학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단 문학에 대한 열정이 싹트자, 이것을 지속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연하게도 저는 문혜원 교수님께 도전학기 지도교수를 맡아주시기를 희망했고 흔쾌히 승낙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제가 문학의 길로 진로를 바꾸겠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래 전 저는 이미 공학도로서의 길을 선택했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남아있지만 오래도록 가끔씩 그 길을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다시 제 길을 가는 데에 큰 힘이 되어 주리라 확신합니다. 문학을 통한 휴식과 자아실현이라는 간접적인 도움 외에도 읽고 쓰는 것에 관련된 제가 감당해야 할 수많은 과제들을 수행하는 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입니다. 대학생활을 통틀어 가장 큰 깨달음을 준 문학이란 무엇인가수업과 문혜원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