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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5년도_입선_[생물학2]_박상규교수

  • 유남경
  • 2016-01-27
  • 13096

응용화학생명공학과 전경국

 

환경과로 입학하여 기초과목을 배우며 1학년을 마친 후 나는 내가 화학과 생명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화학과 생명을 동시에 배울 수 있는 응용화학생명공학과로 전과를 통해 군대를 다녀와서 2학년 1학기부터 응용화학생명공학부생으로서 강의를 듣게 되었다. 아직 군대 냄새가 가시지 않아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채로 전공기초과목을 들었고, 1학기에 미처 끝내지 못한 전공기초과목을 2학기에 듣게 되었다. 아직 전과 후 새로운 과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 필요한 시기에 전공기초수업으로 강제로 수강배정 받은 박상규 교수님의 생물학2 수업은 나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수업이었다.

생물학21학기 때 들었던 전공기초 과목인 생물학1에 이어 오직 외우는 공부라고 소문이 자자했다. 생물학이라는 과목은 매우 촉박한 수업시간 속에서 방대한 내용을 배우려다 보니 무미건조하게 읽고 지나가 단순히 암기하는 수업이 될 수밖에 없었다. 1학기 때 배웠던 생물학1에서 진화 파트는 그야말로 진화 과정에 나오는 동물의 이름을 무작정 다 외워야 되기 때문에 정말 재미없었다. 하지만 생물학2를 가르치는 교수님의 방식은 기존 책과는 조금 다르게 가르쳤다. 교수님의 수업 방식은 책에는 없지만 수업에 필요한 배경지식을 알려주고 책과는 다른 교수님만의 순서로 가르쳐 주었다. 처음 수업을 들었을 때 책으로 공부하는 나는 당황했지만 교수님이 가르치는 지식과 순서로 수업을 들어보니 더 이해가 잘 되었고 무엇보다 수업이 재미있었다. 인상 깊었던 수업 중 하나는 식물의 토양을 설명해 줄 때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와 논문을 인용해서 ‘terroir’란 단어를 설명해주었다. 교수님은 만화와 논문을 인용해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시켜주었다. 그 수업은 나를 포함한 다른 학생들도 정말 재미있게 들었다.

또한 매주 월요일 socrative 사이트에서 퀴즈를 보았다. 원래 복습을 잘 하지 않았지만 퀴즈를 본다는 생각 덕분에 매주 퀴즈 전날에 복습을 하게 되었다. 퀴즈를 본 다음 시간에 퀴즈 점수로 잘 본 학생들에게 사탕을 나눠주어 학생들의 동기부여가 잘 되었던 것 같다. 나도 사탕을 몇 번 받아봤는데 기분이 꽤 좋아 다음에 또 사탕을 받기 위해 더 열심히 하였다.

특히 오리엔테이션 날 수업에 대한 설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우러나오는 조언을 통해 강의 시작에 있어 큰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었다. 박상규 교수님은 오리엔테이션에 대학(大學)의 구절 몇 가지를 가지고 오셨다.

知止而后有定 定而后能靜 靜而后能安 安而后能慮 慮而后能得 (머무를 곳을 알고 난 뒤에야 일정한 방향이 있고, 일정한 방향이 있고 난 뒤에야 차분해질 수 있으며, 차분해진 뒤에야 평안해질 수 있고, 평안해진 뒤에야 사려할 수 있으며, 사려한 뒤에야 성취할 수 있다.) 듣자마자 너무 마음에 드는 구절이었다. 그 당시에 2학년 2학기에 대한 걱정과 방학이 끝나고 난 뒤의 어수선함이 마음 한 곳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 구절을 듣고 내가 대학생이라는 것을 다시 상기시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또한 교수님은 생물학을 잘하는 사람이란 주제로 8가지 방법을 제시해 주었다. 8가지 방법 중 생활 속에서 생물학을 연관 짓는 사람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화학과 생물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일상 속에서 도움이 되고 살아가는데 있어서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귀를 생각하며 생물학을 배울 때 내용들을 실생활과 연관시켜서 생각하였다. 물론 교수님이 수업을 하실 때에도 실생활과 밀접한 내용들을 많이 이야기 해주셨다. 기억에 남는 수업 내용 중 교수님이 일주기와 광주기를 설명하실 때 교수님이 직접 기른 난을 예시로 들어주었고, 교수님의 전공 분야인 물벼룩과 관련된 내용이 나오면 수업내용과 전공 분야를 잘 섞어 설명해주었다.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파란 펜 공부법이라는 효과적인 학습법을 알려주었다. 이 공부법은 파란 펜으로 자신이 배운 것을 한 페이지 안에 모두 써 넣는 것인데, 내가 파란색을 좋아해 다른 과목을 공부할 때에도 즐겨 사용하고 있는 공부법이 되었다. 파란 펜 공부법으로 공부를 하니 확실히 눈의 피로도 적고 정리가 잘 되었다. 이 공부 방법은 나랑 잘 맞아 다른 과목 들을 때에도 사용하였다.

교수님께서는 효과적인 공부법, 새로운 강의방법 뿐만 아니라 학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높이기 위해서 학생들과 눈을 마주치며 수업을 진행하였고 수업 중간 외에도 질문을 꾸준히 받아주었다. 내가 실생활에 관심이 많아서 난해한 질문을 몇 가지 한 적이 있었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걸리는 것인데 왜 항생제를 처방해 주는지 질문을 했었는데 항생제는 바이러스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아마 항생제를 주는 이유는 플라시보 효과 때문인 것 같다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이러한 강의를 통해 학기 초 내가 품고 있었던 새로운 과에 대한 적응은 자연스레 해결되었고, 파란 펜 공부법이나 마음가짐 등을 통해 좋은 학습결과를 볼 수 있었다. 또한 같이 들었던 학생들 또한 높은 학습 성취를 보여 우리 생물학2 중간고사 평균이 전체 2등이라는 높은 결과를 얻었다. 나 또한 중간고사 점수를 반에서 7등 하여 중간 이상 성적을 받았다. 단순히 기초과목인 생물학은 암기과목이고 딱딱하고 원서만 보는 회색빛 수업이라고 느꼈던 나에게 이 수업을 통해 전공에 대한 흥미를 다시 느낄 수 있었고 내가 왜 이 과를 선택했는지에 대한 마음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의미 있는 수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