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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4년도_입선_[사회심리학및실습]_김혜숙교수

  • 유남경
  • 2015-01-29
  • 17708

이번 학기 김 혜숙 교수님의 사회심리학 수업에서 나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감명을 받았다. 첫 번째는 수업 내용 중에 존재한다. 사회 심리 수업이었기 때문에 ‘차별’과 ‘고정관념’에 대한 부분이 자주 등장했다. 나는 특히 이 부분에 관해 설명해 주실 때 가장 흥미롭고 유익했다. 이번 학기에 나는 외국인 기숙사에 살면서 흑인이나 백인 그리고 다른 국가의 아시아 학생들과의 교류가 잦았다. 내가 거주하는 방의 룸메이트 구성이 흑인(카메룬), 백인(스위스), 타 아시아인(네팔), 그리고 나로 이뤄져 있었다. 다른 친구들과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카메룬 친구와는 그렇지 못했다. 이유는 카메룬 친구의 무례한 행동들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새벽 12시가 넘어서 다른 아프리카 친구들을 데려와 시끄럽게 떠들거나, 모두가 잠들 준비를 하는데 영상통화를 크게 방에서 한다거나 하는 행동들이었다. 하도 방해를 많이 받는 통에 내 마음 속에는 아프리카 흑인에 대한 반감이 생겼다. 그러던 중 카메룬 친구가 나와 네팔 친구를 향해 “나는 모든 아시아인들이 싫어! 너희가 쌀을 먹는 걸 보면 역겹고, 문화적으로 하등해보여.” 라고 가시 돋친 말을 쏟아냈다. 그 당시 나의 기분은 ‘난 정말 아프리카 흑인이 싫어. 다시는 흑인과 같은 방을 쓰고 싶지 않아.’였다. 이랬던 나의 마음을 다시 되돌아보게 만들어준 수업이 바로 김혜숙 교수님의 차별에 대한 강의였다. 교수님께서는 모든 차별이 어디서 오는가에서 부터 생각해보게 해주셨다. 그래서 나도 교수님 수업을 들으며 내 차별적인 생각이 어디서부터 왔을까 본질적인 부분을 고민해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만약 스위스 친구가 같은 행동을 했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했을까? 아마 대화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대화를 통해 해결해보려 노력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나는 카메룬 친구를 미워하기만 했지 관계를 전환시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비난만을 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날 교수님께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많은 접촉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단순 접촉이 아니라, 대화를 하거나 교류를 하고 소통을 하는 접촉 말이다. 그래서 그날 방으로 돌아가 행동했다. 다 같이 밥먹자! 다 같이 놀자! 다 같이 이거 해보자 등등. 그러자 카메룬 친구와의 냉랭했던 방의 분위기가 조금은 달라진 것 같았다. 내 마음 또한 무조건 흑인이 싫어가 아니게 되었다. 만약 내가 교수님의 수업을 듣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괜한 인종을 탓하고 있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흑인이라 또는 개발도상국에서 온 친구라 문화시민으로써의 소양이 없어서 그래 하고 무시하고 문화적으로 열등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교수님의 차별과 고정관념 그리고 편견에 대한 강의를 들으면서, 사회적 차별의 문제 시작이 어디 있고, 이 문제를 아직 사회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작은 노력이라도 해봐야겠다. 라는 의지가 생겼다. 그런 의미

에서 이번 학기 교수님의 수업은 나에게 직접인 행동과 마음을 변화시켜주신 가장 큰 영향을 준 수업이다.

두 번째로는 수업을 임하시는 교수님에 태도에서 감명을 받았다. 수업은 크게 중간고사 기말고사 말고도 하나의 심리학 실험을 팀별로 해서, 논문을 작성해 보는 팀 프로젝트로 나뉘었다. 사실 처음에는 왜 이렇게 큰 과제가 있는 수업을 택했을까 라고 후회도 했다. 하지만 수업을 진행하시는 교수님의 태도에서 나 자신을 너무나도 반성하게 되었다. 교수님은 수 십 명의 학생들의 과제를 직접 다 읽어보시는 것에서 그치지시 않으셨다. 보시고, 직접 모든 과제에 꼼꼼히 피드백을 해주셨다. 예컨대, 조별 과제로 작성한 레포트의 부분에서는 어떤 부분에서 의미가 있는 결과가 나왔고, 세심하게 어떤 부분에 말에 어패가 있는지 까지 확인해주셨다. 중간고사 시험지에도 마찬가지 었다. 뒷장에 가장 긴 서술형 문제 부분에 교수님께서 직접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고, 이렇게 쓰면 감점인 부분까지 지적해서 적어주셨다. 다른 수업의 경우에는 내가 직접 왜 이게 틀렸는지에 대해서 찾아가야만 알려주시는데, 시험지에 멘트를 직접 다 적어서 나눠주시는 부분에서 교수님의 수업에 대한 열정과 열의를 나 또한 고스란히 느꼈다. 그리고 이런 교수님 밑에서 공부 할 수 있는 학교에 대한 애정 또한 더욱 생겼다.

마지막으로 교수님 수업의 명확함에 감명을 받았다. 모든 심리학 강의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교수님들의 수업을 듣기 때문에 가끔씩 같은 이론임에도 불구하고, 다르게 느껴질 때가 존재한다. 미묘한 차이이지만, 정확히 그 이론을 이해하는데 있어서는 문제가 된다. 하지만 김 혜숙 교수님의 수업의 경우에는 각 이론들의 차이점을 명확하게 집어서 말해주신다. 예를 들어서, 지난 수업 중에 ‘인지 부조화 이론’과 ‘기대 가치 이론’ 그리고 ‘자기가치 이론’, ‘정교화 가능성 이론’들이 같은 파트에서 쏟아져 나왔다. 처음에 대면했을 때는 정말 혼돈의 상태였다. 사실 이 이론들이 모두 태도에 관한 이론이었고, 특히나 인지 부조화 이론과 기대 가치 이론의 차이를 아는 것은 쉽지 않았다. 글로 만 읽을 때는 아주 비슷한 이론을 말만 바꿔서 쓴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는 여기서 인지 부조화 이론은 ‘동기’적 측면에서 사람이 행동과 태도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동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하셨고, 기대 가치 이론에서는 동기적인 설명이 아닌, 귀인으로 설명해 주셨다. 설명해 주실 때 굉장히 명확하게 차이를 구분해 주셨고, 수업 하시는 동안에도 계속 이 부분에 대해서 확인해주시고, 적용하고 응용 시켜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사례들을 많이 던져 주셨다. 이런 이유로 단순히 감명만 깊었던 수업이 아니라, 학업적인 측면에서도 굉장히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는 수업이다. 특히 원래 기존에 알고 있던 이론들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수업이기도 하다. 뿐 만 아니라, 교수님은 최근에 있었던 사회적 사건에 대해서도 많이 언급해주시면서, 왜 이런 사회적 현상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심리학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주신다. 수업 시간에 가장 많이 말해주신 사건 중 하나가 ‘퍼거슨시 소요사태’ 었다. 흑인에 대한 무의식적인 고정관념으로 인해서 벌어진 사건이라는 설명과 함께 현재 배우고 있는 심리학적 이론으로 다양하게 접근하고 다양하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주신다.

나는 현재 정치 외교 학과 학생이기 때문에 궁극적인 목표로는 심리학에서 배운 사람의 내부에 대한 고찰과 이런 개인이 만들어 사회를 구성할 때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 특히 차별에 대해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를 많이 고민하고 있었다. 어떻게 차별을 사회적으로 없앨 수 있고 조화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포괄적 고민이었다. 수업 마지막 시간에 교수님께서는

차별적인 생각을 무의식 속에서 까지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은 굉장히 어릴 때부터의 학습을 통해서 가능할 수도 있지만 쉽지 않다고 하셨다. 하지만 차별적인 행동을 했을 때에 법적이나 사회적인 제지가 완벽하게 존재한다면, 사람들은 차별적 행동에 대해서 덜 하려고 부단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따라서 차별적 사회를 없애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부분에서의 구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하신다. 예를 들어, 여성에 대한 차별을 가지고 있는 남성이 여성 상사 밑에서 일해야 한다면, 강제적으로라도 자신의 여성에 대한 차별적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처럼 차별적 생각을 내부적으로 하는지 안하는지는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지만, 사회 제도가 따라준다면, 차별이 외부적으로 보기에는 줄어들 것이고, 이것이 굉장히 의미 있는 것이라고 하셨다. 이 부분에서 평소에 고민하고 있던 문제에 대해서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답을 찾은 기분이 들었다. 따라서 교수님 수업은 내 행동을 바꾼 수업이기도 했고, 학문적인 지식을 좀 더 포괄적으로 만들어준 수업이기도 했으며, 현재의 안일한 태도나 행동을 다시 돌아보게 한 수업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내 목표에 대해서 좀 더 뚜렷한 방향을 제공해 주신 수업이었다. 만약, 사회적 문제에 대해 특히 차별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나는 어떤 전공을 갖었던지 간에 이 수업을 꼭 들어보기를 굉장히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