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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4년도_입선_[사회심리학및실습]_김혜숙교수

  • 유남경
  • 2015-01-29
  • 15775

한 학기의 수업이 학생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었느냐는 수업의 내용이 학생의 흥미와 관심에 얼마나 부합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주대학교에서 3학기 수업을 들으며 느끼기에 강의평가를 할 때면 학생들이 느끼는 수업에 대한 감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첫 번째는 수업의 내용이나 질과 상관없이 좋은 성적을 받은 강의입니다. 모두가 수강신청에 성공하길 바라는 “꿀 수업”이 첫 번째 유형의 강의가 아닐까 합니다. 편안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 않아 부담이 덜 되는 수업들입니다. 두 번째는 수업의 내용이 무겁고 어려웠을 뿐더러 흥미에 맞지 않아 나쁜 성적을 거둔 강의입니다. 교수님의 노력이나 강의의 질에 상관없이 학생의 흥미와 수업의 주제가 맞지 않는다면 한 학기동안 고통스러운 시간이 되겠지요.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깊이 있는 수업으로 많은 공부량을 요구하지만 성적과 상관없이 큰 뿌듯함을 남기는 강의들이 있습니다. 타 강의들보다 학생이 느끼기에 다소 어려운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마지막 성적과 관련 없이 강의에 충실히 참여하고 뿌듯한 한 학기를 마쳤다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큰 레슨을 얻을 수 있는 강의의 유형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 에세이를 통해 소개하고자 하는 강의 또한 마지막 세 번째 유형에 해당하는, 한 학기를 마치고 나면 한 단계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과목입니다.

제가 김혜숙 교수님의 [사회 심리학 및 실습]강의를 택했던 이유는 직전학기 김영진 교수님의 [심리학 연구법] 수업을 듣고 큰 고비를 넘긴 듯 많은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학부생 때에는 대학원 정교수님들의 수업보다는 시간강사 선생님들의 수업을 몇몇 듣게 되는데, 지난 학기 아주대학교 심리학 대학원의 정교수님이신 김영진 교수님의 수업을 듣고 나서, 비록 남다른 학문적 깊이로 공부를 하기에 쉽지 않았지만, 학기를 마친 후 느낀 큰 뿌듯함을 되살려 이번 학기 김혜숙 교수님이 강의하시는 [사회심리학 및 실습]수업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심리 강의는 제목이 말해주듯 사람들이 서로 모여 공유하는 사회 안에서의 다양한 심리 현상과 지난 연구/실험에 대해 공부하고 실습 과정을 통해 수강생들이 직접 사회심리 실험을 설계하고 실시한 후, 보고서를 쓰는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아주 유기적인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경영학과 사회심리의 다른 점을 소개하자면, 경영학이 사람들이 모여 형성한 사회와 조직을 기반으로 기업과 조직 환경의 개선, 더 나은 이윤 창출을 위한 목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사회 심리는 조직 자체에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닌 사회 속에 있는 개인과, 소통하는 인간관계에 초점을 둔 학문입니다. 사회심리학은 앞선 회차의 강의들을 통해 사회심리학의 전반적인 역사와 선행된 연구/실험들에 대한 개관을 기반으로 강의가 진행됩니다. 어떤 전공의 심리학을 공부하게 되더라도 꼭 필요한 사전연구와 현재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동향을 살펴보며 사회심리학의 흐름에 대한 탄탄한 이해를 다질 수 있도록 강의가 설계되어 있습니다.

중간고사를 치루기 전 짧은 개인 에세이를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사회심리학과 수업시간 비디오 시청을 통해 얻은 감상을 작성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가장 좋은 점은 어떤 개인과제 혹은 단체과제를 제출하던 교수님께서 면밀히 검토하여 피드백을 주신다는 점입니다. 다른 전공 혹은 교양의 일부 강의를 수강하면 제출한 과제의 피드백이 없어 찝찝한 기분을 느끼게 된 적이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심리학 수업의 경우 교수님께서 학생 개개인의 레포트를 철저히 검토하고 직접 필기하신 피드백을 주시기 때문에 다음 과제에서 잘못된 부분들을 수정하여 좀 더 완성도 높은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수님의 관심을 느낄 수 있어 강의를 들으며 더 큰 뿌듯함을 맛볼 수 있습니다.

사회심리학 수업의 크나큰 장점 중 하나는 무엇보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출제 방식이 많은 부분 서술형으로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교수님의 입장에서는 서술형 답안들을 채점하시는 일이 보통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매우 까다로울 뿐더러 객관식의 점수를 매기는 방식보다 훨씬 높은 주의와 많은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가지고 있는 서술형식 시험 방식은 사실 학생들에게는 조금 더 시간을 들이더라도 한 학기의 수업 성과를 가장 공평하게 심사받을 수 있는 방식중 하나입니다. 몇 가지의 보기 중에서 정답을 고르는 것이 아닌, 주어진 문제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한 가지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 공부한 내용으로 자유롭게 서술할 수 있는 중간/기말고사 출제 방식을 통해 시험지에 답안을 적는 마지막 순간까지 응용을 통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사회심리학 수업에 빼놓을 수 없는 마지막 메리트는 바로 직접 실험을 계획하고 실시하는 실습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교수님께서 실험에 대한 공지를 하시기 전, “많은 타 대학에서는 학부생 과정 때에 실습을 하지 않지만, 어디 가서 다시 이런 경험을 해 보겠느냐”라고 말씀하시며 실습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셨습니다. 수강생들은 사회심리의 범위 안에서 수업을 들으며,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궁금했던 주제들을 가지고 가설을 세워 자유롭게 발제하고, 가설에 흥미를 가진 타 조원들과 함께 실험조를 구성하여 약 1달간의 기간 동안 실험과 후 보고서 작성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동안 이론으로만 배웠던 심리 실험 설계 시의 주의사항과 사전지식을 직접 응용해 볼 수 있는, “오감으로 느끼는” 살아있는 교육의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직접 떠올린 가설을 계속해서 수정하고, 실제로 피험자를 모집하여 실험을 진행하고, 통계를 거쳐 마지막 최종 보고서를 완성하는 과정 안에서 교수님은 찾아가는 학생들에게 끝없이 피드백을 주시고 수정을 도와주십니다. 짧으나마 보고서를 완성한 아마 모든 사회심리학 수강생들은 점수와 상관없이 굉장한 자부심을 느꼈으리라 확신합니다. 더군다나 실험실과 약간의 실험 보조금까지 지원되는 사회심리학의 실험 실습 기회는 교수님의 말씀처럼 학부생 때에 경험한 가장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 수강신청을 앞두면 많은 학생들이 어렵고 부담이 되는 과목보다는 좀 더 편하고 쉬운 수업을 찾으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학기 수강한 여섯 과목의 수업 중 난이도는 가장 높았지만 [사회심리학 및 실습]이야말로 가장 큰 도움이 된 수업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대학생이 되어 전공 공부에 욕심이 있는 심리학과 학생, 혹은 심리학 복수전공 학생이라면 열심을 다해 들을만한 값진 수업이라고 단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