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학교

검색 열기
통합검색
모바일 메뉴 열기
 
 
 

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12년도_입선_[조직행위론]_정대용교수

  • 유남경
  • 2013-07-23
  • 14057

경영학과_서정승

 

 내가 학교를 졸업하게 되어서 가장 인상깊었던 강의에 대해 생각한다면, 정대용 교수님의 수업을 떠올릴 것이다. 교수님의 아직까지 눈에 선하다. 구성원의 소속감에 대해 배우는 날이었을 것이다. 교수님은 우리가 하나가 되었던 2002년 월드컵의 현장과 붉은악마 이미지를 보여주시며 소속감에 대해 설명하셨다. 그리고 우리 모두 따라 부르라고 하시며 교가를 재생하셨다. 교가를 모두 아는 학생은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부른 사람은 교수님이 유일했다. 교수님은 2절까지 노래를 부르셨다. 교수님은 자신이 총장이 되면 제일 먼저 모든 학생들이 교가를 알도록 만들 것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각 학부가 새겨진 각각의 야구잠바 대신 아주대학교라고 새겨진 야잠을 좋아하신다고 하셨다. 우리들이 아주대학생임을 자랑스럽게 여겼으면 하시던 교수님의 목소리에서는 애교심이 듬뿍 묻어났다. 이 날 내가 들은 수업은 지금까지 들었던 수업 중 단연 최고의 강의였다.

 

 조직행위론의 첫 수업이 지나고 난 후 e-class에는 교수님의 공지사항이 올라왔다. 공지는 강의는 영어로 진행되고, 수업 전에는 ‘reading material'을 읽어와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으니 이를 읽기 어렵다고 느낀다면 ‘drop'을 권유한다는 내용이었다. 실제로 우리는 수업에 앞서 책이나 실제 조직행위와 관련된 사례가 담겨있는 부교재를 미리 읽어야 했다. 교수님은 'pop quiz'로 이것을 확인하곤 하셨다. 그리고 하나의 내용이 끝나면 간단한 질문에 대해 토의와 발표를 했다. 특이한 것은, 이 강의의 강의노트는 수업이 끝난 후 올라왔다는 것이다. 교수님은 언제나 프린트를 준비해오셨고 이를 미리 구해서 읽어오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교수님은 우리에게 잘 정리된 프린트가 아닌, 책을 읽어오기를 바라셨다.

 이 공지사항에는 또 다른 과제가 있었다. 사진이 들어가 있는 자기소개서를 내지 않는다면 자신의 수업을 들을 수 없다는 고 하셨다. 참 이상했다. 지금까지 수업을 들으며 수업 첫 날에 이런 과제를 내주는 과목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파일을 안내면 수업을 듣지 못한다니. 다음 수업에서 교수님은 모든 학생들의 얼굴과 이름을 외워오셨다.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지금 돌아보아도 정대용 교수님은 내가 지금까지 들었던 수업에서 학생들과 교감하기 위해 가장 노력한 교육자였던 것 같다.

 

 교수님은 항상 자신을 'Professor'라는 호칭보다는 ‘Dan’이라고 불러 달라고 하셨다. 교수님은 매일 아침 수업시간에 일찍 와서 학생의 근황이나 주말의 활동을 물으셨다. 또 교수님은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새로운 친구를 만들기를 바라셨다. 이 수업은 원어수업이기 때문에 외국인 교환학생들이 많이 수강한다. 교수님은 수업 첫 날부터 친구와 같이 앉아있는 우리들의 자리를 재배치하시고, 새로운 옆 사람을 알아가고 자신이 옆 사람을 모두에게 소개하는 시간을 주셨다. 수업에서 진행되는 토의는 앉아있는 자리에서 3~5명의 학생이 함께 모였는데 이 소규모 그룹 역시, 항상 같은 사람들 끼리 토의하는 것을 경계하며 되도록 매일 자리를 옮겨서 앉으라고 하셨다. 이 수업에서 알게 된 형과 지금까지도 가끔 만나 맥주를 마시며 그 때의 수업 이야기를 한다. 참 좋은 수업이었다고, 그리움에 젖는다.

 

 어느 날에는 교수님께서 종강 전까지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연구실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씀했다. 나는 교수님의 연구실을 여러 번 찾았는데 한 번은 교수님께서 대학교와 이 수업의 의의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수업을 듣고, 시험이 닥치면 공부하고, 시험이 끝나면 다 잊고, ‘대학에서 배운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이야기하는 학생들이 있어요. 대학에서는 공부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거든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공부를 하게 될 텐데, 대학은 어떻게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배우는 곳이에요.”나는 그제서야 내가 대학교에 온 이유, 단순히 취업의 이유를 넘어서 내가 대학교에 다니며 얻어야 할 것, 생각해야 할 것, 배워야 할 것에 대해 고찰하게 되었다. 나는 수업시간에 조직에 대한 것을 배워, 내가 속한 동아리의 상황과 비교하고 실제로 적용해 보기도 했다. 그렇지만 나는 조직행위론 수업의 내용을 넘어선, 수업 외적으로 배운 것이 더 많다고 느낀다.

 

 언젠가 수강신청을 위해, 다른 사람이 올린 수업 평가를 찾아보았는데 정대용 교수님의 조직행위론 수업의 평가가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작성자는 아주대학교에 들어와서 이런 강의를 들어보지 못하고 졸업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외국 유수 대학의 강의가 이런 것인가 생각하게 만드는 선진강의다라는 평을 달았다. 나 역시 여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는 이 강의를 아주대의 모든 학우들이 꼭 들어보았으면 한다. 나는 이 수업에서 한 과목의 학점과 강의 내용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었다. 교수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 싶다.

 

Thank you very much, D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