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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21학년도_입상_[한문사료강독]_이상국 교수

  • 최승규
  • 2022-04-03
  • 3368
제목: ‘한문 사료강독’ 수업과 내가 배운점

-들어가면서
  뉴턴은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나는 인간이 지금까지 볼 수 있었던 가장 먼 지평선을 보았다. 하지만 나는 갈릴레오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 않아 세상을 보았던 것이다.” 뉴턴의 위와 같은 명언은 뉴턴이 갈릴레오의 과학적 발견에 많은 도움을 받았으며 갈릴레오가 쌓아 올렸던 과학적 지식 위에서 비로소 혁명적인 과학적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즉 뉴턴은 과거 사람들이 쌓아 올린 지식 위에 올라타 세상을 바라 보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맥락에서 역사를 배우는 학생이나 역사학자들은 무엇에 올라타 과거의 세계를 바라보는 것일까? 그것은 단연코 ‘사료’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역사를 배우는 사람이나 역사학자들은 ‘사료’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 과거의 세계를 바라보고 과거의 사회를 이해한다. 즉 역사학자나 역사를 배우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사료’란 과거의 세계를 바라보게 해주는 거인의 어깨이다.
 우리 아주대학교 사학과에는 ‘사료비판과 논저 강독’ , ‘한문 사료 강독’ ‘영문 사료 강독’과 같은 역사적 사료를 중심으로 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전공필수 과목이 있다. (현재 물론 지금은 조금 바뀌었지만) 전공필수 과목 5개 중 3과목이 사료 강독 수업임을 미루어 볼 때 ‘역사’라는 학문에 있어서 사료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실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아주대에서 역사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위와 같은 3개의 전공필수 과목을 피해 가기는 어렵다. 나 또한 역사를 배우는 사람으로서 위와 같은 전공필수 과목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2021학년도 2학기에 이상국 교수님이 개설하신 ‘한문 사료 강독’ 수업을 수강하였다. 따라서 필자는 이번 에세이를 통하여 ‘한문사료강독’이 무슨 수업인지를 소개할 것이며 더불어 한문사료강독 수업의 운영 방식과 내가 이 수업을 들으면서 느꼈던 점을 소개할 것이다. 또한, 마지막으로 내가 왜 ‘한문 사료 강독’ 수업을 명강의로 선정했는지를 설명하고 자 한다.

-수업운영 방식
   군대를 전역하고 학교에 복학하니 학교의 수업방식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대면 수업은 없었으며, 대부분이 zoom 수업으로 이루어졌다. 나는 이러한 수업방식에 빠르게 적응해야 했다. 또한, 학점을 계산해보니 전공필수 과목을 수강해야 했다. 따라서 나는 2021학년도 2학기에 개설되는 ‘한문 사료 강독’을 수강 신청했다. ‘한문 사료 강독’ 수업의 운영 방식을 설명하기 전에 ‘한문 사료 강독’이 어떤 수업인지 설명하고 자 한다. ‘한문 사료 강독’이란 수업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한문으로 된 역사적 사료로 역사를 공부하는 수업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하지만 ‘한문 사료 강독’ 수업을 위와 같은 방식으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한문사료 강독 수업을 1차원적인 측면에서밖에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나는 ‘한문 사료 강독’이 정확히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서 교수님께서 올리신 강의계획서를 인용하고 자 한다. 
  교수님께서 올리신 강의계획서를 살펴보면 ‘한문 사료 강독’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으면 우리가 ‘한문 사료 강독’ 수업을 통해서 무엇을 배워 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교수님께서는 ‘한문 사료 강독’을 역사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전근대 한국사의 주요한 원문(한문)사료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향상 시키는 수업인 동시에 원문(한문) 사료를 바탕으로 역사학적 질문과 그 해답을 찾는 과정을 훈련 시키는 과목이다. 라고 설명하셨다. 또한, 교수님께서는 만약 우리가 이 수업을 수강한다면 우리는 한문을 스스로 강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며, 더불어 한국사 고전들의 편찬 배경과 내용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 시킬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수업 운영 방식에 대하여 살펴보자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한 나에게 있어서 zoom 수업은 매우 낯설고 신기했지만 의외로 ‘한문 사료 강독’ 수업의 운영 방식은 단순했다. ‘한문 사료 강독’ 수업은 zoom 실시간 수업으로 진행되었으며 학기 중에 코로나 사태가 나아져 대면수업도 같이 진행되었지만 나중에 코로나가 심해져서 다시 zoom 수업과 녹화강의 수업으로 전환 되었다. ‘한문 사료 강독’ 수업의 학습평가 방법은 출석 10%, 중간고사(퀴즈형식) 25%, 기말고사(퀴즈 형식) 25%, 과제 20%, 수업참여 및 발표 20%이였다. 과제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수업 시간에 배운 원문 사료를 가지고 한자, 한자의 뜻, 한자의 해석, 한자의 해석 순서를 공책에 적어서 아주Bb에 체출해야 했다. 그리고 보고서도 제출해야 했는데 보고서의 주제는 역사적으로 해석 논쟁이 있는 사료를 조사하고 상반된 해석이 존재하는 이유와 상반된 해석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정리하는 것이었다. 또한 보고서 마지막 부분에 나의 의견을 서술해야 했다. 참고로 나는 이 보고서에서 “<답설인귀서>에서 보이는 ‘平壤已南 百濟土地(평양이남 백제토지)’에 대한 삼국통일전쟁론과 백제병합전쟁론의 상반된 해석”이라는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강의를 듣고 느낀점
  나는 이번에 ‘한문 사료 강독’ 수업을 들으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로 느낀 것은 옛날 사람들이 글을 매우 잘 썼다는 것이다. 내가 ‘한문 사료 강독’ 수업에서 첫 번째로 다루었던 사료는 김부식이 작성한 ‘진삼국사기표’ 였다. 나는 이 사료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김부식이 실로 명문가(名文家)였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일단 글의 논리 구조가 완벽했다. 즉 서론-본론-결론의 구조가 뛰어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옛날에 과거 시험을 준비한 사람들이 지금으로 따지면 천재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글을 쓸 때 쓰고 지우기를 반복한다. 심지어 다 완성한 글이라도 글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오탈자를 발견하며 논리구조의 이상한 점을 발견할 때가 많다. 물론 지금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이 컴퓨터를 이용하여 글을 작성하기 때문에 오탈자를 바로 잡거나 글을 수정하기가 매우 쉽다. 또한 연필이나 펜으로 글을 작성하더라도 지우개나 수정테이프가 있으므로 글을 수정하기 쉽다. 하지만 옛날을 생각해 보자 옛날 사람들은 지우개나 수정테이프가 없었다. 즉 글을 한번 쓰고 나면 수정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글을 쓰기 전에 글의 내용을 이미 머릿속에 완성하고 글을 작성하였을 것이다. 글을 써본 사람이면 글의 내용을 이미 머릿속에서 완성하고 오탈자 없이 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옛날 사람들이 작성한 글을 살펴보면 오탈자도 없으며 글의 논리 구조마저 완벽하다. 이것을 실로 대단한 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사실을 ‘한문 사료 강독’ 수업을 통하여 느낄 수 있었다.
  두 번째로 내가 이 수업을 들으면서 느꼈던 점은 전근대 시대 왕들의 위엄이다. 역사를 어느정도 배운 사람이라면 왕의 위엄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번 “한문 사료 강독” 수업을 통하여 왕의 위엄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번 학기 내가 배웠던 한문 사료의 내용은 대부분이 왕에게 바치는 글이 이였다. 나는 이 부분에서 왕의 위엄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정인지가 편찬한 進高麗史箋(진고려사전)을 살펴보면 첫부분에 “誠惶誠恐(성황성공) 稽首稽首(계수계수)”라는 문장이 등장한다. 이 문장을 해석하면 “너무도 황공하여 머리를 조아리며”라는 뜻이다. 여기서 한번 생각해 보자 현재 우리는 상급자에게 글을 쓸 때 어느 정도 예의를 갖추어 쓴다. 하지만 “너무도 황공하여 머리를 조아리며”라는 말은 잘 쓰지 않는다. 심지어 현재 최고 권력자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에게 글을 쓸 때도 위와 같은 문구를 쓰지는 않는다. 즉 나는 이러한 문구를 통하여 그 당시 왕들의 위엄이 상상도 할 수 없이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동시에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내가 세 번째로 느꼈던 것은 한문의 문법적 구조와 뜻에 따라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이번 ‘한문 사료 강독’ 수업을 통하여 한자에는 많은 뜻이 있으며 구조에 따라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특히 ‘광개토대왕릉비 신묘년 기사’를 배우면서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광개토대왕릉비 신묘년 기사’를 보면 두 글자가 빠져있는데 이러한 것 때문에 많은 해석이 존재한다는 것을 나는 이번 ‘한문 사료 강독’을 통하여 느낄 수 있었다. 즉 주어를 누구로 잡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지기도 하면 신묘년 기사에서 빠진 둘 글자에 어떤 글자를 채워 넣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지기도 하였다. 이러한 신묘년 기사의 해석 논쟁은 한문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여실히 보여줬으며 역사를 배우고 있는 나에게 한자의 다양한 뜻과 문법적 구조에 대하여 흥미를 느끼게 하였다.

-이 강의를 명강의로 선정한 이유
   나는 왜 ‘한문 사료 강독’을 명강의로 선정했을까? 이번에는 이 질문에 답변하고자 한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마도 이번 에세이의 핵심 내용이 되리라 생각한다. 내가 ‘한문 사료 강독’이라는 수업을 명강의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명강의에 대한 정의를 먼저 살펴보고자 한다. 명강의란 무엇일까? 명강의의 학문적 정의는 “아주 뛰어난 강의”이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한문 사료 강독’을 명강의로 선정한 이유하고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명강의란 무엇일까? 요즘 학생들이 생각하기에 명강의란 자신이 이해가 잘되는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어느 학생들은 자신에게 A+를 주는 수업을 명강의라고 말하기도 하며 학점을 잘 받지 못한 수업은 명강의가 아니라고 치부해 버리기도 한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학생들의 명강의에 대한 정의도 내가 생각하는 명강의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명강의이란 학문적으로는 나의 지식을 넓혀주며 내부적으로 나의 성장을 불러일으키는 수업이 명강의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이상국 교수님이 개설하신 ‘한문 사료 강독’은 나에게 명강의였다.
   첫 번째로 나는 ‘한문 사료 강독’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나의 역사적 지식을 확장 시킬 수 있었다. 글이란 한 개인의 생각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매개체이다. 따라서 나는 이번에 ‘한문 사료 강독’이라는 수업을 통하여 우리 조상들이 남긴 생각을 엿볼 수 있있다. 즉 나는 그 시대 사람이 되어서 그 시대를 간접 체험하고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을 그들의 처지에서 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한문 사료 강독’ 수업은 해석하는 것이 주를 이루었는데 나는 이 과정에서, 많은 학생의 다양한 해석을 엿볼 수 있었다. 더불어 해석과정에서 당시에 사용되었던 역사적 용어와 역사적 사건에 대하여 더욱더 깊이 알 수 있었다. 또한 해석과정에서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교수님과 메일을 주고받으며 나의 한문 해석에 대한 정확도를 높였다. 특히 수업이 끝나고 교수님에게 질문을 많이 하였는데 교수님께서는 친절하게 답변해주셨다. 더불어 교수님께서는 사료에서 나타나는 역사적 사건을 우리에게 설명해주시면 사료에 대한 가치와 우리가 역사학도로서 갖추어야 할 사고의 폭도 넓혀주셨다. 따라서 학문적인 측면에서 살펴보았을 때 ‘한문 사료 강독’ 수업은 나에게 있어서 명강의였다.
   두 번째로 ‘한문 사료 강독’이라는 수업은 나에게 성실과 끈기를 가르쳐주었으며 이러한 성실과 끈기는 나를 성장 시켰다. 사실 나는 한자에 대하여서는 문맹이었다. 사학과를 지원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한자를 많이 알고 있으며 한자에 대해서도 지식이 해박하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영어로 빗대어 설명하면, 영어지문을 해석해야 하는데 중학교 수준의 단어밖에 알지 못했던 것과 비슷했다. 따라서 나는 많은 걱정을 하였다. 하지만 나는 교수님께서 알려주신 방법을 성실하게 따랐다. 교수님께서는 한문 사료를 해석할 때 한자의 모든 뜻을 찾으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직독으로 해석하라고 하셨다. 한자에 대하여 아는 것이 별로 없었던 나는 교수님의 말처럼 사료에 있는 한자의 모든 뜻을 찾았다. 처음에 사료의 한자 뜻을 찾고 해석하는 데 4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과정을 꾸역꾸역 참아가면서 해냈다. 또한 사료를 직독으로 해석하기 위하여 내가 먼저 사료를 해석해보고 그다음에 해석본을 찾아보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또한 한문 사료를 필사하면서 한자와 친숙해지려고 노력했다. 또한 교수님께서는 한문을 공부할 때는 열 번 보는 것보다 한번 쓰는 게 낫고 열 번 쓰는 것보다는 한번 외우는 게 낫다고 하셨다. 따라서 나는 시험 기간에 한자의 음과 뜻을 10번 정도 적고 외었다. 그렇게 적고 나니 사료의 첫 문장만 보아도 한자의 음과 뜻이 생각났다. 이러한 과정을 한 학기 동안 수행하다 보니 나는 성실과 끈기를 배울 수 있었다. 즉 ’한문 사료 강독’이라는 수업은 나에게 포기하지 않는 능력인 ’끈기’와 무엇인가를 꾸준히 할 수 있게 해주는 ‘성실’을 가르쳐주었다. 따라서 나에게 있어서 ‘한문 사료 강독’은 명강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