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서형탁 교수팀, 데이터 학습·분류 가능한 범용 소재 기반 지능형 신소자 개발
우리 학교 서형탁 교수팀이 머신러닝 기반 연산 및 센서 신호처리에 적용 가능한 지능형 신소자를 개발했다. 이 소자를 통해 기존의 반도체 소자보다 낮은 전력으로 데이터 학습과 분류가 가능해 머신러닝, 인공지능 컴퓨팅과 빅데이터 처리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서형탁 교수(첨단신소재공학과·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와 쿠마 모히트 교수(Kumar Mohit, 대학원 에너지시스템학과) 연구팀은 강유전성 초박막 소재 기반의 차분 정전용량(Differential Capacitance) 출력을 이용해 뛰어난 선형 학습성과 고분해능의 다치 출력 특성을 갖춘 머신러닝 기반 학습 인공지능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내용은 ‘머신러닝 기반 데이터 분류가 가능한 헤프늄 지르코늄 소자 기반 다치 재구성 차분 정전용량(Multilevel reconfigurable differential capacitance in HfZrO2 ferroelectric devices: Enabling machine learning-based classification)’이라는 제목으로 나노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 3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쿠마 모히트(Kumar Mohit, 사진 제일 오른쪽) 교수가 제1저자로, 대학원 이상민 학생(사진 제일 왼쪽)이 공저자로 참여했다. 서형탁 교수(사진 가운데)는 교신저자로 함께 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고 활용하는 인공지능(AI) 컴퓨팅의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기존의 기술보다 낮은 전력을 사용하면서 보다 빠른 속도로 병렬처리 및 학습·연산이 가능한 지능형 신소자의 확보가 미래 반도체 기술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집적회로에서 메모리와 프로세서가 분리되어 데이터를 처리하는 현재의 ‘폰노이만 아키텍쳐(Von Neumann architecture)’ 방식과는 달리, 지능형 신소자는 ‘뉴로모픽 컴퓨팅(Neuromorphic Computing)’ 방식으로 인간 두뇌의 신경회로를 모사해 한 곳에서 동시에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이에 지능형 신소자는 인간 두뇌의 시냅스와 뉴런이 신호를 주고받으며 학습을 통해 인식하고 판단하는 것과 같이 ▲병렬처리 ▲입력신호 가중치에 의한 학습형 재구성 ▲다단계 신호 출력 등 기존의 방식에서는 구현이 어려운 새로운 특성을 가진다. 많은 정보를 동시다발적으로, 선별적으로 그리고 세분화해서 처리할 수 있는 것. 이러한 특성은 반복적 학습을 통해 정보 처리의 정확도를 높이며 새로운 문제를 풀어내는 데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 인공지능(AI) 컴퓨팅을 위한 고성능 컴퓨팅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인공지능형 신소자를 구현하기 위해 전 세계 반도체 제조사들은 기존 실리콘 집적회로 소재와 공정을 기반으로 회로 구조적인 변화를 시도함과 동시에, 실리콘 소재에서 탈피해 새로운 소자를 개발하려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뉴로모픽 컴퓨팅용 차세대 반도체 소자로 개발되어온 기존의 멤리스터(메모리+리지스터) 및 멤트랜지스터(메모리+트랜지스터) 같은 저항가변형 신소자의 저항 출력 방식은 소자의 미세화 및 집적화와 전력 활용의 효율성(저전력 달성) 측면에서 한계를 보여왔다. 이에 최근 정전용량 출력 방식의 차세대 지능형 소자 멤커패시터(메모리+커패시터, memcapacitor)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저항가변형 방식에 비해 고집적화가 쉽고, 전력 소모가 줄어들며, 스위칭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아주대 연구팀은 정전용량 출력 방식의 지능형 신소자 개발을 위해 ‘헤프늄-지르코늄 복합산화물(HfZrO: HZO)’에 주목했다. 강유전체 HZO는 차세대 저전력 트랜지스터의 후보군인 음의 정전저항기반 트랜지스터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로, 외부 전기장에 따라 비휘발성 분극이 강하게 일어나는 강유전성을 가진다. 특히 3차원 구조 집적회로의 핵심 공정인 원자층 증착이 가능해 반도체 분야에서 이미 널리 연구 개발되고 있는 소재다.
HZO의 강유전성은 이상적으로는 전압의 부호에 따라 상향 및 하향 수직 정렬 분극화가 소재 전체에 일관되게 일어나는 것이 필요하지만, 원자층 증착된 HZO는 나노결정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각 결정립의 분포에 따라 수직 정렬 분극뿐만 아니라 경사 정렬 분극화가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나노 극성 도메인’이 형성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나노 극성 도메인을 펄스화된 입력 전압의 크기, 극성 및 시간을 제어하여 기존 거대 분극화와 달리 입력신호의 이력에 따라 나노스케일의 도메인에 정보를 비휘발성으로 저장하여 학습 및 재구성이 가능한 ‘차분정전용량’ 출력을 얻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해당 소자를 이용, 낮은 소비전력으로도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저장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나아가 지능형 신호처리를 위한 머신러닝 모델에 대응, 누적 신호에 따라 학습기능 및 다치신호(multi-level signal)의 패턴 인식이 가능함 또한 확인했다. 더불어 이 소자를 통해 무선통신 신호(Wi-Fi)의 반사 신호를 학습시켜 실내 동체 감지 인식 기능을 구현, 특정 공간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는 사람의 인원수를 구분하는 사물인터넷(IoT) 센서 지능형 동작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서형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미 양산 공정에 적용되고 있는 범용 강유전성 소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라며 “낮은 전력으로 데이터 학습과 분류 같은 머신러닝이 가능한 지능형 소자를 구현한 최초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신개념기초)과 중견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특허 출원이 진행 중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헤프늄-지르코늄 복합산화물(HfZrO: HZO) 지능형 신소자를 확대 촬영한 이미지.
실제 크기는 1m의 100만분의 1인 마이크로밀리미터(0.001mm) 수준이다.
이 소자를 이용하면 낮은 소비전력으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처리·학습할 수 있어, 인공지능(AI) 컴퓨팅 등에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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