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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칼럼] 저유가 시대의 가스산업

NEW [칼럼] 저유가 시대의 가스산업

  • 이솔
  • 2015-01-02
  • 21522
끝없이 오를 것만 같던 석유가격이 급락추세에 있다. 올해에만 약 40% 하락하여 이제는 배럴당 50∼60불 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6년 이래 최저수준이다. 심지어 30불 시대를 예상하기도 한다. 그런데 오랜 고유가 걱정 속에 살아온 우리나라가 지금은 또 다시 저유가 폐해를 걱정하고 있다. 유가 10% 하락은 0.3% 대 성장촉진과 물가하락 그리고 가계소득 증대가 예상되지만 걱정의 목소리가 끊임없다. 글로벌 불황 속에서 예상되는 유례없는 디플레 우려가 그 주요 원인이다. 그러나 우리는 유가하락의 폐해만을 따질 때가 아니다.
 
이번 저유가사태는 우리 GDP를 2%P 쯤은 너끈히 올릴 수 있는 계기이다. 아무리 폐해가 우려된다 하여도 결국 유리한 것만은 틀림없다. 따라서 이번 저유가를 계기로 우리 경제의 활성화의 계기를 찾는 일이 급선무이다. 사실 선진국 학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유가 70∼80불을 적정 균형가격으로 공인하여 왔다. 기술진보와 시장여건을 동시에 고려한 결과이다. 확인매장량 변화, 석유시장의 실패요인 등을 감안한 실질가격이다.
 
따라서 이보다 높으면 시장실패에 따른 거품으로 봐도 된다. 이러한 논리는 현실에서 검증된다. 미국 셰일가스·석유 생산경제성은 대략 유가 70불 이상에서 확보된다.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상당수와 사회비용을 일부 고려한 원자력발전 경제성 확보영역도 그러하다. 결국 유가 80불 수준은 ‘넘지 말아야 하는’ 금단의 영역이다. 더욱이 최근 셰일가스 혁명 등을 고려하면 더 낮게 볼 수도 있다. 이에 필자는 현재가격이 오래 만에 수요가 공급을 견인하는 정상수준으로 회귀하였고 당분간 70∼80불 수준의 실질가격 대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가장 좋아해야 할 우리나라에서 유독 저유가 걱정이 많다는 사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상식으로 통하는 국제에너지기구(IEA/OECD)의 화석에너지시대 100년 연장가능성도 우리 에너지전략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음을 주목한다. 이러니 때늦은 ‘영혼 없는 분석’이라는 일부 비판도 있었다.
 
이제 우리는 이번 저유가사태가 장기화한다는 가정 아래에서 에너지비용 최소화를 위한 새로운 ‘화석연료 중점’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유럽 등 선진국들이 경쟁적으로 진행하는 에너지전환(Transition)전략과 같은 것이다. 그 첫 번째 과제는 국내 석유-가스산업 부흥이다. 지금 이들 산업은 자원고갈 공포에 따른 과잉투자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정유산업은 이제 전형적 불황산업이 되었다.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조정에 따른 수요부족에 고통 받고 있는 가스산업은 해외투자실패로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이다.
 
남북분단과 일본, 중국 등 인접국과 송유관 등 에너지네트워크가 없는 우리나라의 에너지안보는 결국 이들 산업의 자립에서 출발한다. 우선 살려놓고 봐야 한다. 해외유전개발, 대체에너지개발 등은 그 다음 문제이다. 그 대신 준(準) 공공독점, 영역독점에 길들여져 환경변화 감지능력을 상실한 이들의 혁신을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 국가에너지전략 근간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 이래야만 민생복지 위주 저유가시대를 열 수 있다. 두 번째 과제는 대체에너지개발전략의 수정이다. 보급위주에서 장기기술개발로 중점전략을 바꾸어야 한다. 원자력도 같은 방향에서 추진해야 한다. 10년만 대체에너지 보급이 아닌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할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그 후 도래할 에너지위기에 훨씬 여유로울 수 있다. 고유가의 오랜 공포를 이기고 저유가의 혜택을 누릴 새로운 에너지전략을 수립할 때이다. 여기에 우리 가스인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
 
최기련 아주대 명예교수
[2014.12.31 가스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