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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칼럼] 자녀를 존중하고 선택의 자유줘야

NEW [칼럼] 자녀를 존중하고 선택의 자유줘야

  • 이솔
  • 2014-08-26
  • 21949
이민우 교수(서울대)는 세계 지도자를 만드는 자녀교육지침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1) 지도자를 대하듯 자녀를 깍듯이 예우하라. 2) 순종하는 자녀보다 고집이 센 자녀를 지원하라. 3) 칭찬하되 남과 비교하지 말라. 4) 작은 일에 성공한 자녀보다 큰일에 실패한 자녀를 더욱 격려하라. 5) 선택의 자유, 결단의 고통, 결과에 대한 책임을 반복 훈련하라.
 
6) 사람이 주는 상을 탐내지 말라고 가르쳐라. 7) 지도자의 중요한 덕목이 ‘창의성’임을 알려주자. 8) 외로움을 극복하는 법을 가르쳐라. 9) 세계 최고의 전문가가 될 것을 당부하라. 10) 부모가 최후의 안식처가 되도록 하라.
 
이 중 두 가지를 새겨 보고자 한다. 첫번째 교육지침인 ‘지도자를 대하듯 자녀를 깍듯이 예우하라’이다. 필자가 현재 지도하는 대학원생은 20여명이 된다. 자신감 없이 미팅시간에 항상 눈치를 살피는 학생이 종종 있다.
 
대게 이러한 학생은 사소한 실패에도 종종 자포자기 하곤 한다. 부모로부터 충분한 예우를 받지 못한 학생일 것이다. 이미 부모로부터 자신감 결여를 위한 교육을 충실히 받아왔기 때문에 사실 지도교수로서 뭘 해줄 수 있을지 참 난감하다.
 
반대로 자신감이 있고, 본인의 실수를 당당하게 인정하고 이를 수정 및 보완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학생이 있다.
 
이러한 유형의 학생은 항상 연구실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이끌어가며 지도 교수의 말에 순종을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공손하지만 명확하게 지도 교수에게 더 나은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자녀들이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며,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가길 원한다면 자녀들을 충분히 존중하라!
 
필자가 특히 공감하는 것은 다섯번째 교육지침인 ‘선택의 자유, 결단의 고통, 결과에 대한 책임을 반복 훈련하라’ 이다. 요즘 부모들은 자녀를 특목고 및 일류대학에 보내기 위해, 의사 혹은 변호사를 만들기 위해, 선택의 자유를 빼앗고, 결단의 고통을 감당할 기회를 주지 않으며, 결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게 하고 있다.
 
종종 있는 일이지만, 필자의 지난 학기 수업에서도 성적과 관련하여 수강생 부모와 전화 상담을 했었다. 부모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자녀에게는 선택권도, 결단 능력도 없다. 따라서 결과에 대한 책임도 없는 것이다.
 
대학 4학년이나 되었으면 담당 교수를 직접 찾아가 정황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본인의 노력에 대하여 받은 학점이 억울할 경우 이를 교수에게 설명하고 정당한 방법에 의해 수정하던가 아니면 결과를 수긍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온라인을 떠도는 익명의 악플러도 어떻게 보면 지금껏 단 한번도 책임이라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잘못된 교육의 결과물인 것이다. 
 
우리에게 앞으로 100년은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주변의 중국과 일본의 견제 속에서 세계와 경쟁해야 한다. 이미 너무 발전해 나약한 척하며 주변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도 없다. 마땅한 지하 자원도, 넓은 땅도 없는, 오로지 인재로 세계와 경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전의 방향성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만들어 내는 올바른 교육이다. 자녀를 존중하고, 자녀에게 선택의 자유, 결단의 고통,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갖도록 하자. 
 
이교범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
[경기일보 2014.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