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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가스산업 자기혁신

NEW 가스산업 자기혁신

  • 구자영
  • 2008-07-29
  • 31862

 살다보면 좋을 때도 온단다. 노래 가락이기도 하고 세상사 이치이기도 하다. 요즈음 우리 가스산업이 바로 이런 좋은 때를 맞은 것 같다.

무엇보다 정부가 가스산업 구조조정 논의를 중단하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가스공사나 그 자회사들의 민영화나 분할 등을 모두 중지하기로 하였다. 지난 10년간의 마음고생이 우선 끝난 것 같다.

요즘 같은 유란(油亂)시대에 크게 소리칠 일은 아니지만 축하할 일이다. 여기에다 지금의 고유가사태는 가스산업에 악영향만을 주지 않고 있다. 국민에게 미안하여 말은 않지만 관련 산업 경영에는 도움이 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너무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이번 정부결정은 가스산업 자체노력에만 의한 것이 아니다. 유례없이 길고 혹독한 신-고유가시대 각종 악재들을 극복하려는 정부의 의지 때문이다. 이를 국민들이 용인한 것이다. 어쩌면 쇠고기 사태의 덕을 본 것일 수 있다.

 이에 조만간 숙원(?)을 이룬 가스산업에 대해 더 큰 책임과 희생이 요구될 것이다. 국제시장변화에의 대응능력을 갖추지 못 한 점에 대한 뼈아픈 반성이 요구될 것이다. 가스수입과정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바가지를 쓴 다는 허물이 이번 결정을 통해 완전히 용서된 것이 아니다.

영역독점체제 아래서 소비자보호에 무심한 도시가스산업이 예뻐서 내린 결정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국제 가스시장 변화에의 대응능력이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면 더 큰 국제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참에 민영화를 단행하였을 것이다.

가스업계의 비효율과 무능력이 국민 부담으로 전가되는 것이 어쩌면 마지막으로 용인된 것일지 모른다.

이에 우리 가스산업은 새로운 시장 환경에 부응하고 즐기기보다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응책 마련에 착수해야 한다. 더 깊은 에너지문제에 대한 학습능력 배양과 효율적인 대응책의 적기설정능력, 그리고 에너지시장구조의 근본적 개혁과 에너지와 사회의 연관성을 좀 더 세밀하게 점검하는 능력배양이라는 구체적인 과제해결에 착수해야 한다.  

특히 이제 막 시작된 고에너지가격의 부정적 파급효과 확산방지에 앞장 서야 한다. 경쟁국에 비해 경제에 미치는 고유가의 부정적 파급효과가 몇 배나 더 큰 우리나라 경제 주름살 제거에 대한 가스업계의 기여 증대가 절실히 요구된다. 다른 선진국들의 경우 석유가격 인상에 대한 가장 효율적 대응책이 가스사용증대이다. 에너지수급 차원이나 가격차원에서 석유대체재로서 가장 효율적인 것이 천연가스이기 때문이다.

이는 동일한 에너지 여건 아래 석유가격보다 가스가격 인상폭이 낮을 수 있는 가스산업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그 간 진행되어온 전력요금 대비 그 가격인상 파급효과가 적다는 명분 아래 논의되어온 가스가격 대폭인상 노력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난감할 따름이다. 여기서 우리는 극단적 가스산업 구조개편을 면제해 준 우리 사회의 관용(?)의 밑바탕을 다시 한 번 더 음미해야 한다.

지난 IMF사태 이후 잘못 도입된 극단적인 신-자유주의(Neo-Liberalism)의 폐해를 방지해야 된다는 사회적 합의이다. 필자도 이러한 의미에서 이번 결정을 환영하였다. 그러나 나 하나만의 사적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정글의 법칙’을 우리 가스정책의 기본으로 삼겠다는 어떠한 시도에도 반대한다. 이는 우리 에너지산업 전부를 곤란에 빠뜨릴 수 있는 핵폭탄 같은 존재이다.

지금부터 우리 가스산업은 전향적이고 혁신적인 행동으로 누적된 문제해결 노력에 전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신의 희생을 먼저 제시하고 나아가 국가 이익, 소비자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 가스 덕분에 고유가시대를 잘 넘겼다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 혼자서라도 좋아할 때가 아니다.

-디지털가스신문 2008.07.29 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