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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칼럼] 내가 해봐서 안다는 리더, 위기상황일수록 조심해야

  • 커뮤니케이션팀
  • 2022-09-08
  • 3280

[김경일, 심리학과 교수]


그렇지 않아도 한국인의 주요 관심사이지만 최근 들어 사람들이 부쩍 모임의 대화 소재로 많이 올리는 것이 부동산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심리학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불일치성은 사람들의 대화 속에서 여지없이 관찰된다. "금리가 이렇게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데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으로 상당 부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물론 전문가들의 예측 역시 마찬가지이니 여기까지는 자연스럽다. 그런데 "지금 집을 가지고 있다면 팔겠습니까? 순수하게 재테크적 관점으로만 봤을 때요"라는 질문에 사람들의 대부분은 팔지 않겠다고 대답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이런 경우 자신이 가진 것의 가치는 더욱더 특별해 보이기 때문이다. 다른 아파트나 건물에는 없는 특출난 장점이나 프리미엄이 있고 '내것은 다르다' 혹은 '예외다'라는 전망이 유난히 이런 상황에서 커진다. 즉, 무언가 변동성이 커지고 예측이 어려운 때일수록 사람들은 큰 틀이 아니라 오히려 독특함에 더 주목한다.

이른바, 대수법칙(law of large number)에 대한 위배가 여기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표본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그 평균은 모집단의 평균에 근접한다. 그런데 여기서 소수(small number)의 법칙이 개입한다. 이는 작은 표본의 결과가 모집단의 특성을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한국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들의 평균 지능지수(IQ)는 100이다. 당신이 맡고 있는 6학년 1반(총 50명) 1번 학생의 IQ가 150이다. 당신 반의 평균 IQ는?"이라는 질문에 "그래도 여전히 100일 것입니다"라고 답하는 교사는 이 오류에 빠진 셈이다. 그 교사 반의 평균 IQ는 100보다 더 상승해야 한다. 왜냐하면 150을 가진 학생 1명에 나머지 49명의 학생들은 100으로 가정돼 '150+4900=5050'이고 5050 나누기 50은 101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왜 이런 오류를 범할까? 150이라는 높은 IQ의 균형을 깨기 위한 낮은 IQ를 가진 학생이 자신의 반에 있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다. 하지만 이 추측은 틀렸다. 그것은 작은 집단의 법칙이 아니라 모집단 혹은 그에 준하는 충분한 크기의 집단에서나 가능한 법칙이기 때문이다. 이를 '대수법칙의 무리한 소수 법칙화'로 표현할 수 있다. 


(하략)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2/09/797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