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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칼럼] 네 죽음을 준비하라, 메멘토 모리

  • 커뮤니케이션팀
  • 2022-10-06
  • 6233

[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옛날 로마에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장군들에게는 화려한 개선식(Triumphus)을 열 기회가 주어졌다. 개선장군은 4두 마차가 끄는 화려한 전차를 타고,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로마 시내를 행진했다.


생애 최고의 순간 개선장군의 옆에는 노예가 있었다. 노예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고 크게 외쳤다. 이는 라틴어로 ‘너의 죽음을 기억하라’ 또는 ‘너도 반드시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라는 뜻이다.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교만하지 말라는 경고다.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의 수명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 이유로 자신이 영원히 살 것처럼 생각하고 내일을 준비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잘 산다는 것은 잘 죽는 것을 포함한 개념이다. 그러나 잘 죽는 것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은 매우 후진적이다. 죽음을 당당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죽음을 거부하며 공포에 괴로워한다. 환자는 엄청난 공포에 통증, 호흡곤란, 연하장애 등 다양한 신체적 고통을 겪거나,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전에 가족에게 자신의 임종을 상의하는 비중은 23.5%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에는 아직 산 사람의 임종을 상의하는 것이 불효라는 유교적 인식이 지배적이다. 평화로운 영면에 대한 논의를 막는 것이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5년마다 ‘세계 죽음의 질 지수’를 조사하는데, 한국은 80개국 중 18위에 머물렀다.


(하략)


http://economychosun.com/client/news/view.php?boardName=C22&t_num=13613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