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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칼럼] 구성원 성향 같으면 위기 왔을 때 절멸…다양성 있어야 산다

  • 커뮤니케이션팀
  • 2022-10-06
  • 3164

[김경일, 심리학과 교수]


얼마 전 한 포럼에서 강연하던 필자에게 질문이 하나 던져졌다. 질문의 당사자는 매우 큰 기업을 일군 창업주로 잘 알려진 분이라, 순간 청중의 이목이 집중됐다. 창업주의 질문은 다소 의외였다. '왜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자식들의 성격이 이리도 다른 건지요?' 이 엉뚱한 질문에 청중은 폭소를 터뜨렸다. 그런데 그 포럼의 주제가 다양성과 포용성이었기에 그 질문은 결코 우습게 넘어갈 만한 것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 뜬금없는 질문이 사실 포럼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이었던 것이다. 


일단 질문에 대한 대답부터 먼저 해보자. 실제로 같은 부모로부터 태어난 형제자매의 성격이 매우 상이하다. 그리고 이 점은 인간의 매우 독특한 특징 중 하나로 연구자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된다. 왜일까? 사실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정확한 대답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진화·인류·심리 분야 연구자들의 의견을 아우르면 다음과 같은 잠정적 결론이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핵심은 '인간은 다산(多産)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산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가정이든 마을이든 일가를 이루는 구성원 수가 적다는 것이다. 게다가 오랜 시간 인간은 몇몇 가족이 중심이 된 씨족사회 형태로 집단을 유지했다. 그런데 적은 수로 이뤄진 집단일수록 구성원의 성향이 동질적이면 어떤 문제가 생기겠는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집단 전체가 한 번에 멸절되는 위험이 증가한다. 그러니 적은 수로 이뤄진 집단일수록 한 개체 한 개체가 더욱더 상이해야만 한다. 그렇게 다양해야만 그 집단의 생존성이 더 강해진다는 역설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법칙이 가장 정확하면서도 분명하게 적용된 생명체가 바로 인간이다. 


(하략)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2/10/880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