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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칼럼] 생존 불안감 클수록 막말 급증 "솔직한 사람이네" 미화는 금물

  • 홍보실
  • 2022-12-29
  • 1884

[김경일, 심리학과 교수]


우리 사회와 조직에서 막말에 관한 이슈들이 도처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기업에서도 리더와 폴로어 어느 쪽이든 이런 말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흔하게 관찰된다. 그런데 이런 막말은 왜 자꾸 증가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막말의 폐해는 어느 정도일까? 그리고 이를 막아내려면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막말의 근본에는 혐오가 존재한다고 한목소리로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 혐오는 진화적으로 생존에 필요한 반응이다. 더러운 오물 혹은 동물의 썩은 사체를 보면 혐오감을 즉각적으로 느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먹고 섭취하는 생존에 극히 위험한 행동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러한 혐오 표현이나 막말이 발생하는 데에는 생존 자체에 위협감을 느끼기 때문이며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반응보다 더 빠르고 강력하다. 흥미로운 점은 신속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강조하는 사회와 조직 내에서 생존과 관련된 불안 요소가 강해지면 막말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 불을 지르는 요인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이런 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솔직한 사람이라고 평가받을 때다. 심리학자인 길라드 펠드만 홍콩대 교수에 의하면 혐오적인 막말을 하는 사람이 예의 바르게 말하는 사람보다 더 솔직하다는 평가를 받는 현상이 분명하게 관찰된다. 그런데 사람들이 공개적인 상황에서 다소 위험이 뒤따르는 행동을 과감하게 한다는 것은 사전에 그 행동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조합하면 다음과 같은 추론이 가능해진다. 막말을 하는 사람은 과거의 유사한 경우에 솔직하거나 심지어 진정성 있는 사람으로 누군가로부터 평가받는 강화가 있었다는 뜻이 된다. 따라서 이들을 무심코 솔직한 사람으로 미화하면서 발언에 진정성을 부여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하략)


https://www.mk.co.kr/news/business/10585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