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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다 춘향이와 몽룡이만 하면 향단이와 방자는 누가 하지?

NEW 다 춘향이와 몽룡이만 하면 향단이와 방자는 누가 하지?

  • 박성숙
  • 2008-07-16
  • 49299
얼 마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쾌걸! 춘향이란 프로가 있었다. 좀 진부한 소재였지만 톡톡튀는 신세대의 감각과 코믹으로 제법 인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 드라마의 인기는 ‘여자면 난 언젠가 춘향이가 될 지도 몰라, 남자라면 난 몽룡이 일거야’라고 상상하고 기대하는 우리의 마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 렇다. 난 언제나 나에게는 특별하다. 나는 특별한 결혼을 할 것 같고, 특별한 아이를 낳을 것 같고, 특별한 삶을 살 것 같고, 특별하게 생을 마감할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지나온 세월을 한자락 들춰보면, 평범한 집안의 남자와 평범한 결혼에, 평범한 지능을 가진 아이를 낳아 특별하게 생각하며 키우고 있다. 10세 후반이나 20세 초반만 해도 생각도 못하던 일이다. 

   요즘은 특히 핵가족으로 인해 귀남이와 귀녀들이 많다보니 다 공주고 왕자이다. 양보하는데 서툴고, 지기 싫어하며,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맞추기를 원하고, 힘들게 하기보다는 뭐든지 알아서 해주기를 바란다. 이런 공주와 왕자들이 만나서 살다보니 이혼률이 증가하는 것도 당연하다.

  

지나친 자기중심적 사고는 문제


나 자신을 사랑하고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고 건강한 것이다. 하지만 자기사랑이 지나쳐서 자기만 특별하고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며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게 되면 문제가 된다. 때로는 공주나 왕자 노릇을 하더래도 때로는 향단이와 방자 노릇도 좀 해주어야지 늘 공주나 왕자하려 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그런 사람은 더 이상 지구에서 공주나 왕자하기 어려우니 별나라나 달나라를 찾아봐야 할 것 이다.

   이렇게 자기도취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의 특징을 한번 살펴보자.

   첫째, 남들과 특별하게 별반 다르지 않으면서도 자신은 매우 특별하고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성공, 권력, 아름다움, 또는 이상적인 사랑에 대한 지나친 환상에 사로잡혀 있다. 자신이 얼마나 잘 났고 얼마나 대단한 집안의 자손이고, 옛날에 날렸는지 등에 집착한다.

   셋째, 자신은 아주 특별하고 독특한 존재라서, 특별하거나 상류층의 사람들만이 자신을 이해할 수 있고 그런 사람과만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넷째, 과도한 칭찬이나 찬사를 원한다. 늘 관심과 주목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늘 사람들은 남들이 자신을 감탄해주어야 한다. 얼마나 잘났는지를. 이런 사람에게 칭찬에 인색하면 바로 화살이 날아올 수 있다. 특히 상사라면.

   다섯째, 특별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특별하기 때문에 특별한 대우를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섯째,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이용한다. 다른 사람들의 일은 중요하지 않다. 상대방이 특별한 나를 위해 희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곱째,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나 욕구에 관심이 없다. 오직 나를 위해서 다른 사람들이 존재할 뿐이다. 자신의 스케줄을 관리하지 않고 자신의 급한 일을 본 매너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연예인을 생각하면 잘 알 수 있다. ‘니가이 것의 일은 중요하지 않아’라고 생각하면서...

   여덟째, 남 잘되는 꼴을 못본다. 나보다 잘난 사람을 보기 힘들어 한다. 누가 잘되면 내가 잘되어야 하는 것을 그 사람이 뺏어간 것처럼 질투가 나고 화가 난다. 누군가 잘되면 화와 질투로 불면의 밤을 보낼 수 있다.

   아홉째, 거만한 행동이나 태도를 보인다. 겉으로 드러날 수도 있지만 속으로만 그럴 수 있다.  

   이런 특징들을 열거했지만, 우리는 누구나 이런 자기중심적이고 자기도취적인 마음을 다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이런 자기중심성을 극복해가는 것이 평생의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급해지거나 누군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되면 더 아이같이 자기중심적이 되고 자기도취적이 된다.

   

향단이와 방자의 삶을 쿨하게 즐기며 살자


자기도취적인 마음은 자기가 충분히 확인되고 인정받지 못해서 나를 확인하고 인정하려는 몸부림이다. 따라서 나를 스스로 확인해주고 인정해주고 보듬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좀 못나면 어때?’라는 배짱을 키워보자. 자기도취적인 사람은 못나면 죽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과장하여 자기를 잘난 것으로         보이고 싶어한다. 때론 좀 못나고 절대 죽지 않는다. 좀 모자란 사람이 더 편안하고 인간적일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인간은 부족하다. 나만 그런가? 안그런척하는 것이 더 가증스러운 일이다.

    둘째, ‘좀 못나면 어때?’라면 마음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 ‘다른 사람이라고 용갈이 통뼈인가(필자만 아는 속어일가봐 두렵지만)?’라고 생각해보자. 실수했을 때, 부족하다고 느낄 때, 부끄러울 때 ‘이럴 때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일거야.’ 라고 자기자신을 위로할 수 있으면 잘나야 되는 거품을 뺄 수 있고 나자신에 대대해서도, 주변에 대해서도 화도 덜 난다.

    셋째, 너무 잘 나는 것에 목숨 걸지 말자. 우리 인간은 잘 나봤자 오십보, 백보이다. 하나님앞에서는 도토리 키재기이다.

    넷째, 다른 사람의 평가에 목숨걸지 말자. 나 스스로의 기준과 평가를 만들자. 다른 사람들의 칭찬과 감탄이 있어야만 내가 소중하고 가치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스스로 나를 괜찮고 소중한 존재로 여기는 것이다. 너무 조건 달지 말고 현재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고 보둠어 보자.

    다섯째, 조금씩 찬찬히 만들어가는 자신의 노력을 소중하게 여기자. 너무 빨리, 많이 하려고 욕심부리다 보면 늘 부족하게 느끼게 되고 옆사람과 비교하게 된다. 그 보다는 하루 하루 알차고 열심히 살다보면 굳이 비교할 필요가 없어진다. 내가 뭔가 부족할 때 더 비교하게 된다.

    여섯째, 내가 특별한 만큼 다른 사람도 특별하다는 것을 인정해주자. 한사람 한사람 모두 특별한 존재이다. 경쟁의 존재만이 아니라 같이 열심히 같이 가는 존재이고 나름대로 다 특별하고 독특한 이유가 있다. 순말이는 밝은 성격이, 은정이는 열심히 하는 노력이, 소연이는 다른 사람을 챙길 줄 아는 배려가 아름다울 수 있다. 누가 얼마나 잘 났는지 자로 다 재려하지 말자. 

   춘향이 되고 싶지만, 향단이 되어도 어떤가? 즐겁고 열심히 하다보면 춘향이 동생쯤은 되지 않을까? 설사 되지 안되더라도 내가 하루하루 즐겁고 알차게 살면 그만아닌가? 잘 나는데 목숨 걸면서 하루 하루 무겁고 힘들고 어렵게 사는 것보다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내가 보석처럼 빛나지 않아도 여러 돌중 하나가 되어도 그렇게 힘들지 않고 편안하면 좋지 않을까?

   하지만 필자만 해도 때로는 춘향이가 못되어서 기분나빠하는 날이 많으니 이게 또 인간이 아닌가? 우리 모두 춘향이, 몽룡이 못된다고 너무 씩씩거리면서 열내는 날을 줄이고 향단이와 방자의 삶을 쿨하게 즐겨보자!


아주대학교 종합정보지 '인간존중'3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