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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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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칼럼] 강릉의 봄

  • 홍보실
  • 2023-04-20
  • 1883

[김홍표, 약학대학 교수]


강릉에 산불이 났다. 사천해수욕장에서 아래쪽 경포대 인근까지 퍼진 큰불이었다. 충남 홍성과 서울 인왕산에서도 산불이 났다. 슬픈 일이다. 강릉에서는 강한 바람이라는 변수가 있었다지만 기본적으로 산불은 건조한 날씨와 관련이 깊다. 올봄 비가 오지 않아 건조했다는 말은 곧 공기 중에 수증기량이 적었다는 뜻이다. 과학자들은 ‘증기압 결핍(vapor pressure deficit)’이라는 용어로 이 현상을 설명한다. 양이 충분해서 포화 상태에 이르면 수증기는 이슬로 바뀐다. 새벽녘 잎에 맺힌 이슬이 그것이다. 실제로 공기 중에 있는 수증기의 양과 포화 상태일 때 수증기량의 차이가 곧 증기압 결핍이다. 문제는 온도가 올라갈수록 증기압 결핍이 커진다는 점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증기압 결핍은 기후변화와 연결된다. 


2020년 스위스 연구진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증기압 결핍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땅속의 물을 끌어 대기 중으로 뿜는 증기의 양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말이다. 이들이 분석한 여러 곳 중 한국과 일본의 증기압 결핍이 1등이었다. 증기압 결핍이 커질수록 지하수와 대기 수증기의 직선 행로에 자리한 식물이 일차적인 피해자가 된다. 잎 뒷면의 기공을 거쳐 물이 증산하면 식물은 물 스트레스가 커진다. 북미 서부의 삼림을 태우고 강릉의 봄을 앗아간 산불의 이면에 이런 수증기 동역학이 숨어 있는 셈이다. 산불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내부에 물이 줄면 식물이 말라죽을 위험이 늘어난다. 그럼 식물은 어찌할 것인가? 


(하략)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4200300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