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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한국과 동맹' 中 원치않아

NEW '한국과 동맹' 中 원치않아

  • 박성숙
  • 2008-07-16
  • 47273
중국의 세계전략은 한마디로 화평굴기(和平?起)라 할 수 있다. 글자 그대로 풀어보면 평화롭게 일어선다는 뜻이다. 때를 기다리며 재능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도 비슷한 말이다. 25년 전 중국을 국제무대로 이끌어 내면서 덩샤오핑이 제시한 세계 전략의 대원칙이었다.
 
  덩샤오핑의 후계자들은 이 전략을 충실하게 따라주었다.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부정하고 타도하려 했던 마오쩌둥과는 달리 그 속에 뛰어들어 자신의 이익을 최대로 확보하는 실리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각별히 노력했다. 그 결과 지금 미중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주한미군의 감축을 계기로 한미동맹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이 미국보다 중국과 동맹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을 대신해 한국의 동맹국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은 중국을 몰라도 한참 몰라서 하는 말이다. 우선 중국은 한국을 동맹으로 받아들일 의사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중국이 취하고 있는 화평굴기 전략의 기본취지와 어긋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국이 친구는 많이 만들었지만 동맹을 만드는 일은 극도로 자제했던 것도 미국과의 패거리 싸움에 끼어들지 않기 위해서였다.
 
  문제의 핵심은 중국과 동맹을 맺느냐 않느냐가 아니라 미래의 한미, 한중 관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는 것이다. 양 관계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동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적 이익보다 역사성과 가치관이다. 서로를 적대시하지 않고 같이 어려움을 겪은 사이(互不爲敵 同當風險)를 중국은 동맹이라 한다. 그래서 한중관계는 선린우호의 관계이고 한미관계는 동맹관계라고 인식하고 있다. 한반도의 안정과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는 한미중 삼각관계가 건강해야 한다. 미국 대신 중국을 동맹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발상은 한미관계뿐 아니라 한중관계의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위험한 것이다. (조선/04.06.14/전문가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