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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인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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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칼럼] 흙 다시 만져보자

  • 홍보실
  • 2022-11-03
  • 3143

[김홍표, 약학대학 교수]


고층 아파트와 빵에는 공통점이 있다. 가루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건축물의 주재료는 콘크리트다. 콘크리트는 시멘트와 물, 골재인 모래와 자갈을 섞어 만든 것으로 신축 아파트 공사장에 줄지어 선 레미콘 트럭 안에 든 회색빛 물질이다. 모래와 자갈을 결합하는 접착제인 시멘트는 점토나 석회, 광물을 2700도가 넘는 가마에서 구워 빻은 가루다. 시멘트 10, 물 15에 골재 75 비율로 잘 섞으면 콘크리트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콘크리트의 주성분인 모래는 무엇일까? 너무 흔해서 오히려 정의하기 어려운 사정을 살펴 지질학자들은 지름이 0.0625~2㎜ 크기의 알갱이를 따로 모래라고 부른다. 머리카락 지름이 대략 0.08㎜라면 모래알 크기를 얼추 가늠할 것이다. 사막이나 해변에 깔린 모래의 70%는 석영이다. 지각에 가장 풍부한 두 원소인 산소와 규소로 석영(SiO2)이 만들어진 덕분에 세상에 모래가 지천이다.


도시에 들어선 거의 모든 건축물과 도로는 콘크리트 기반으로 건설된다. 콘트리트는 위에서 누르는 힘에는 잘 버티지만 구부리면 쉽게 파괴된다. 이런 단점을 상쇄하고자 사람들은 콘크리트에 철근을 섞기 시작했다. 19세기 중반 프랑스에서 등장한 이 기법은 곧 세계로 퍼져나갔다. 1870년대 미국 뉴욕주에 최초의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섰다. 그 뒤로 도시는 확장을 거듭했다. 두바이와 홍콩 및 세계 곳곳의 마천루가 하천과 해안의 모래를 속속 빨아들인다.


반면 빵은 밀가루로 만든다. 질감을 부여하는 글루텐 단백질이 든 빵은 쫀득하다. 한국인들도 꽤 빵을 먹는다. 내가 처음 먹어본 빵은 원조 옥수수 알갱이가 고소하게 씹히는 투박한 것이었다. 내가 어릴 적에는 농가에서 밀을 많이 재배했다. 먼지 풀풀 날리는 논길을 걷다 밀 까불어 한참 씹으면 식감이 껌처럼 변했던 기억이 새롭다. 곡물인 밀은 공기 중 이산화탄소와 물을 재료로 한다.


(하략)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211030300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