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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마이더스 2016.12.07.] 中 안보전문가 “중국은 결코 北 포기 안해”

  • 김흥규
  • 201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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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학교 중국정책연구소 주최 학술회의. 연합DB

 

미중(美中) 경쟁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은 절대로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중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같은 맥락에서 제재 일변도의 대북정책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시난(西南)대의 우펑 교수는 11월 17일 수원 아주대에서 이 대학 중국정책연구소(소장 김흥규 교수) 주최로 열린 ‘5차 북핵실험 이후 한반도 안보외교환경과 한중관계’ 주제의 학술회의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전략적 포위를 실행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전략적 지위가 더욱 중요해 보인다”며 “중국은 결코 북한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 교수는 “지정학적으로 봤을 때 북한이 중국의 ‘안전 장벽’이며 ‘전략적 완충지대’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현재 대북 관계를 기초로 해서 대북 영향력과 중국의 중요성을 강화함으로써 북한 정세의 전개를 중국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상하이(上海)사회과학원 국제문제연구소 리카이셩 전문연구위원도 “중국은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려고 하는 그 어떤 노력도 위험하다고 여긴다”며 “이는 북한으로부터 보복을 초래할 뿐 아니라 미래의 한반도에 심한 불확실성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전히 미국이 한미동맹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고 억제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 체제의 붕괴를 바라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지안과 북한 만포를 연결하기 위해 새로 건설된 ‘지안 압록강 경계 대교’. 2017년 봄 개통 예정이다. 연합DB

 

이날 회의에서는 북한의 붕괴를 겨냥한 제재 일변도의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 외교부의 한반도 판공실 주임을 지낸 양시위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국제사회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다”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틀 속에서 압력행사와 제재뿐 아니라 명확한 보장도 포함돼야 한다”고 밝혔다.

 

양 연구원은 “만약 북한이 계속해서 핵무기를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국제사회는 북한에 압력과 제재를 행사해야 할 것”이라면서 “반대로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올바른 입장을 보이며 진심으로 핵을 포기하고자 한다면 이 틀 속에서 북한이 밝은 미래와 국제사회의 각종 위대한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의 문제는 이러한 틀이 결여된 채 오직 대북제재만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직면한 심각한 안보위협을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책임을 회피할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비핵화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지용 중국 푸단(復旦)대 조선한국연구센터 주임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핵무기를 보유한 현실’을 인정하는 토대 위에서 북한 핵 개발의 원동력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현실을 인식하고 인정한 이후에 평화협상을 진행하며 핵포기를 유도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핵을 통해 생존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현상을 인정하고 동결 등의 방향으로 나가는 대화를 시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10월 24일 평양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ㆍ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하는 모습. 연합DB

 

중국 전문가들은 마지막 ‘평가와 제언’ 순서에서 급변하는 국제사회에서 한·중 두 나라가 서로 협력하고 소통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양시위 연구원은 “중국과 한국은 민감한 이슈에 대해 치열하게 논쟁하는 관계로 발전했으며 양국은 지금 안고 있는 갈등보다 서로 협력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다”면서 “아무리 복잡한 문제라도 지혜를 모은다면 무엇이든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커위 중국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센터 부주임은 “한중 양국은 공통의 이익을 찾아 상생해야 한다”면서 “한국 정부는 외교부나 통일부 정책에 대한 연속성을 유지하고, 정책 결정에서 미국이나 중국 등으로부터 독립성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지용 주임은 “중한 관계의 변화가 급격한데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한국외교에 얼마나 개입했으며 영향이 얼마나 되냐”고 질문했고, 우펑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를 하면 사드 문제 등은 어떻게 해결하느냐”며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