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언론

언론보도

[내일신문 2016.12.14.] "미중 충돌 후 타협땐 한국 어려워져"

  • 김흥규
  • 2017-02-01
  • 847

김흥규 아주대 교수 … "사드 등 중요결정 미루고 촛불 민심, 외교에 활용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 원칙 등 기존 틀을 엎는 접근을 시도해 동북아 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한미 군 당국은 사드 배치를 밀어붙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미중 사이에 펼쳐진 거대한 바둑판에서 우리가 감당해야 할 '사드 배치'라는 수는 미중에겐 일부에 불과하겠지만 우리에겐 전부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우리로서는 단순히 사드 문제가 아니고 훨씬 더 복합적인 문제로, 국제정치의 큰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 속에서 게임의 한 수"라면서 "사드 문제를 이렇게 다루면 우리는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재 트럼프가 몇 가지 금기를 깨고 있는데 하나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하면서 대만과 공식적인 관계를 갖지 않는 것이고, 또 하나는 양안문제를 북핵문제라든가 다른 문제와 연계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이것을 다 연계해서 지금 중국을 압박을 하는 모양새여서 한국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가 중장기적으로는 무리하게 군사외교적인 충돌을 지속하지 않겠지만 대신 최대한 그 수단들을 활용해서 자신이 추구하는 이익, 특히 경제적인 이익을 획득하려 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외교안보적으로 상당한 충돌과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그렇게 됐을 때 미국으로부터 한국에 대한 압력이 훨씬 더 강해질 것이고 동시에 중국으로부터의 압력도 강해질 것"이라면서 "현재 우리 정부 정책대로라면 미국의 압력을 수용하는 상황으로 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게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미국과 중국이 타협할 때 한국만 대단히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은 사드 배치에 속도를 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반대로 중국은 사드 철회에 대한 압박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중국의 압박 메시지에 대해 김 교수는 "중국이 경제보복 등을 통해 사드 배치가 진전됨에 따라 다음 단계로 움직일 것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한국과의 관계를 사드 문제로 파탄내기 싫다는 메시지도 함께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단계적으로 경제적 압박을 올려가고 나중에는 항공과 해양에서의 경계문제를 건드리며 심한 경우 이어도 등에서 군사적 조치까지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의회와 정부간 숙의과정을 거치는 시간을 갖는 게 현재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면서 "중요한 결정을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국민적으로 분출되는 에너지를 외교에도 활용해서 우리에게 불리하게 다가오는 압박을 완화시키는 계기로 만드는 현명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