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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2023.09.18] 김정은, 방러 일정 종료…중러 '핑퐁외교'

  • 김흥규
  • 2023-09-19
  • 8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전 세계 시선은 중국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북러 정상회담 이후 중러는 물론, 북중 정상회담까지 성사될 경우 한미일에 맞선 북중러 군사협력은 새 국면을 맞을 전망입니다. 특히 북러 간 군사협력 증대 이후 곧바로 중러 간 외교 수장 회담이 성사되는 등 각국의 핑퐁 외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4년 은둔 깬 김정은…북러 군사협력 신호탄
 
북한 노동신문은 18일 "김정은 동지께서 러시아 연방에 대한 공식 친선방문 일정을 성과적으로 마치고 전날 블라디보스토크를 출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2019년 4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4년 만에 해외 순방에 나선 김 위원장은 12일부터 5박6일 간 러시아 방문 일정을 소화했는데요. 백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었습니다.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탄약 등을 제공하면 러시아가 북한에 핵추진잠수함과 정찰위성 등의 군사기술을 이전하는데 양국이 어느 정도 교감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 후 북한 인공위성 제작을 도울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 때문에 이곳(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왔다"며 노골적으로 북한과의 군사협력 가능성을 인정한 것도 이러한 설을 뒷받침합니다.
 
북중러 군사 연대에 발을 뺀 중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16일 "북한과 러시아가 더 가까워지면 둘 다 중국에 덜 의존하게 될 수 있다"며 "북러 교감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곤경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러 밀월 직후 왕이 러시아로 급파
 
북러 밀월 직후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러시아로 떠나습니다. 왕이 부장은 나흘간의 러시아 순방 기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동합니다.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회의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건만 맞으면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충분히 만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도움이 가장 필요하다"며 "중국 역시 에너지 분야가 취약한데 러시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후 미국에 대항한다는 측면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근래 들어 아주 밀접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미중·미중 대립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감대를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2019년 4월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연 지 두 달 만에 방북한 시 주석과도 만난 전례가 있는데요. 이 때문에 이번에도 북중 회담까지 성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에 김 소장은 "조건이 맞는다면 북중, 중러 정상 간 만남 등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이번 회담이 향후 북중러 연대 강화 등에 크게 영향을 끼치기는 어렵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이번 북러 회담은 (정상 간 만남이 없던) 지난 4년간의 시간을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한미일과 북중러 간 신냉전이 급격하게 재구성되는 그림은 아니다"고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