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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2017.08.09.] 전문가 진단 - 북한 핵탄두 소형화 성공, 한반도 '8월 위기설'

  • 김흥규
  • 2017-08-10
  • 1164
전문가 진단 - 북한 핵탄두 소형화 성공, 한반도 '8월 위기설'

북한이 쏟아내는 강성 발언은 미국에 대한 압박용
핵탄두 경량화에 성공, 추가 핵실험은 하지 않을 것
원유 공급 차단 등 제재 강화…비핵화 회담 나오게 만들어야
시진핑 2기 출범 2018년 상반기 북핵 향방 결정될 가능성 있어

북한과 미국이 강(强) 대 강으로 맞서면서 한반도 주변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선제타격’이나 ‘예방전쟁’을 할 수 있다고 압박하자 북한은 ‘전면전쟁’도 불사하겠다고 응수해 무력 충돌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북한이 추가로 도발할 수는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른바 ‘8월 위기설’이 나오는 이유다.

◆한·미 연합훈련 기간 중 도발 가능성 

북한은 9일 미국의 예방전쟁에 전면전쟁으로 대응할 것이라면서 한반도에 전개되는 미국 전략자산의 근거지인 괌에 대한 포위사격작전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위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북한은 미국을 더 위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며 “그들은 전 세계가 본 적 없는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했다는 보도 이후 나왔다. 

일각에선 북한이 미국과 군사적 충돌까지 염두에 두고 강성 발언을 하고 있다고 분석하지만 북한의 도발은 어디까지나 미국에 대한 압박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만약에 북한이 실제로 괌이든 주변이든 타격한다면 미국은 자국 본토에 대한 공격이라고 간주하고 바로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전후로 북한이 추가 도발할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김열수 성신여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북한이 지금까진 최대한 높이 쏘는 고각 발사만 했지 30~45도 각도로 쏘진 않았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완성하기 위해선 최소 5000~6000㎞까진 쏴야 하는 만큼 정확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한·미 연합훈련 기간 중에 도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괌을 향해 포위 사격을 한다고 한 만큼 이달 중 북한에서 괌까지 거리를 사거리로 해서 방향만 다른 방향으로 쏠 가능성이 크다”며 “괌 근처로 쏘면 한반도와 일본 열도를 지나가게 돼 위험성을 덜기 위해 광명성을 발사할 때처럼 남쪽 필리핀해 쪽으로 발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역할이 변수 

전문가들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김열수 교수는 “북한이 이미 지난해 5차 핵실험에서 핵탄두 실험을 했고 미국도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대미 압박용 카드로 핵실험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은 지난해 5차 핵실험에서 미사일로 핵탄두를 실어나를 수 있을 만큼 경량화에 성공해 더 이상 추가 핵실험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북한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북미 간 대화는 쉽게 재개되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양 위원은 “지금 당장 북미 간 대화는 쉽지 않다”며 “일단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가 세게 나왔으니까 최소 6개월 이상 지켜보면서 북한 스스로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열수 교수도 “지금은 일단 북한에 대한 안보리 제재를 강화해나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원유 공급 차단을 포함해서 제재를 가하고 북한이 비핵화 회담장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은 군사적으로 준비가 잘돼 있단 것을 과시해 몸값을 높이려 할 것”이라며 “북미 대화에선 중국의 역할이 중요한데, 시진핑 2기 체제가 되면 중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한반도 문제에 관여해 내년 상반기엔 북핵 문제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