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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2017.09.06.] 강경모드 文…긴밀해진 한미, 멀어지는 한중

  • 김흥규
  • 2017-09-19
  • 984
강경모드 文…긴밀해진 한미, 멀어지는 한중


文ㆍ트럼프, 오랜만에 “북한 압박” 한목소리 
한중 정상통화는 요원…美 전략자산 정례배치로 악화 전망 


북핵ㆍ미사일 위협이 날로 고조되면서 한미ㆍ한중관계의 제로섬 구도가 짙어지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에 격노한 문 대통령은 대북 대화보다는 북한이 체감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들을 언급하며 미국과 보조를 맞추기 시작했다. 반면, 북한에 효과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과는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벌인 지 사흘이 지났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현재 사드(THAD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을 계기로 문 대통령에 대한 시 주석의 불신이 깊어진 상태”라며 “타이밍상 통화를 할 시점이지만 성사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정상회의 등을 이유로 한중 정상간의 통화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브릭스가 끝난 6일 오전 10시까지 통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이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 및 미 전략자산 배치에 나서면서 한중관계는 더 냉각될 전망이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이) 노골적인 입장을 드러내진 않겠지만, 한반도에 미 전략자산이 배치됨으로써 중국의 군사적 우위가 상쇄되는 것을 경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중국은 5일 브릭스 정상회의 직후 채택한 ‘샤먼 선언’을 통해 “북한이 한 핵실험을 강력하게 개탄한다”면서도 “(북핵문제는) 평화로운 수단과 모든 관계 당사자가 참여하는 직접대화를 통해서만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소식통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중국 측은 대북 원유금수를 부분적으로 수용할 여지를 보이는 한편, 한미동맹의 군사적 압박 약화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해졌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행정부는 “지금은 대화할 시기가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보조를 맞추기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지금은 압박을 강화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도 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문제와 관련해)지금은 대화에 초점 맞출 시기가 아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해 한국의 탄두중량 제한 해제에 합의했다. 송영무 국방장관은 최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회담한 데 이어 스콧 스위프트 미 태평양함대사령관을 만나 굳건한 상호방위 공약을 재확인했다. 스위프트 사령관은 특히 “미 해군의 60%가 태평양함대 사령부 소속이다”며 “(북핵 위협에) 함정 200척 항공기 1180대 등이 대기상태에 있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미 전략자산으로 항모강습단과 전략폭격기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긴밀해지는 동맹관계만큼 대가도 따를 수밖에 없다.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장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나 무기판매 등 비용을 한국에 요구할 수 있다”며 “아울러 보다 강력한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만큼 미 안보구도에 한국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를 바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일본과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상당히 정교한 군사 장비들을 대량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밝혔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통화가 이뤄진 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수십억달러 상당 미국산 무기와 장비를 구입하는 것을 개념적 승인(conceptual approval)했다”고 명시했다. 한국 해상의 철통같은 방위를 약속한 스위프트 사령관은 “한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와 긴밀하게 작전을 통합하고 압도적 능력을 갖춘 탄도미사일방어(BMD)와 대잠수함(ASW)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스위프트 사령관의 발언이 “한국이 미국 BMD체계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가하기를 바라는 의도를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