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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23.10.06] "美中, 극적인 성과 도출은 어려워…관계안정·협력에 방점 둘듯"

  • 김흥규
  • 2023-10-19
  • 69
'미중관계 어디로' 전문가 진단
정상회담 성사 자체가 '성과'
'공급망 전쟁'선 진일보 기대
北·기술패권 입장차 클 것
 
◆ 美中 정상회담 ◆
국내 전문가들은 다음달 성사될 것으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이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협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그중에서도 글로벌 공급망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문제를 두고서는 진일보한 태도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가장 큰 이유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경제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대중(對中) 관계 관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선을 앞둔 미국은 아시아계 미국인 유권자들을 위한 미·중 관계 안정화가 필요하다"며 "미국 기업들 요구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과의 '디커플링(탈동조화)' '디리스킹(위험경감)'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과 피해가 누적되면서 미국 기업들의 불만이 커졌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미·중 간 무역 규모와 구조가 달라지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자 지금처럼 중국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정치적 리더십 회복과 경제 위기 해소가 시급한 만큼 미국과의 관계를 '대립 일변도'보다는 안정 속에서 경쟁하는 '대국'의 모습을 연출하는 게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정치외교학과 교수)은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 절차에 들어선 것 자체가 성과"라며 "중국으로서는 '미국과 서방이 우려하는 러시아·북한과의 동맹은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미·중 관계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정상회담 성사 시 글로벌 공급망 문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양측이 공통된 자세를 취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급망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약속이나 러시아발 전쟁 리스크를 두고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는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뛰어넘는 극적인 합의나 성과까지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특히 양국이 북한 문제를 비중 있게 논의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지고 있다. 북한 문제가 미국의 주요 관심 분야에서 멀어졌고, 중국도 미국에 대한 '지렛대'로 쓸 수 있는 북한 카드를 쉽게 미·중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리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만 문제 역시 상당한 의견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간에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기술 패권 경쟁에 대해서도 온도 차를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중국에 대한 견제 없이는 주요 산업에서 미국이 현재 갖고 있는 기술 주도권을 중국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크다"며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는 발생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