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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2020.08.23] 韓 ‘시진핑 조기 방한’ 받아냈지만… 美·中 사이 중립외교 부담

  • 김흥규
  • 2020-10-21
  • 495

서훈-양제츠 6시간 부산 회담
양국 협력·한반도 문제 등 논의
韓, 기대감-숙제 동시에 떠안아

 

【 서울·베이징=김호연 강중모 기자 정지우 특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뚫고 손을 맞잡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의 '부산 회담'은 한중 관계 개선을 일보 전진 시켰다는 평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한령의 완전한 해제 등 한중 관계 복원과 교착상태인 남북관계의 돌파구 마련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양 위원이 격화되는 '미중 갈등'에 대한 중국측 입장을 설명한 것은 '부담'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23일 청와대에 따르면 양측은 전날 부산에서 5시간 50분 동안 회담과 오찬 협의를 갖고 △코로나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한중 관심 현안 △한반도 문제와 국제정세 등 폭넓은 이슈에 대해 허심탄회하고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양측은 최대 관심사였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대해, '코로나19 안정'이라는 조건을 붙이기는 했지만 조기 방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중국은 "한국은 시 주석이 우선적으로 방문할 나라"라고 친밀감을 표했다.

청와대는 이번 회담에 대해 "한중 간 고위급 대면 소통을 통해 양국 간 교류·협력을 회복하고 활성화 해나가고자 하는 양국 간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에서도 이번 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은 한국과 함께 다자 영역의 국제 협력을 강화하길 원한다"면서 "양국 협력의 새로운 성장 지점을 발굴하고 배양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미중 갈등' 사이에서의 '외교적 부담' 심화라는 풀어야할 숙제도 안게 됐다. 중국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양 위원은 이번 회담에서 최근 미중관계에 대한 현황과 함께 '중국측 입장'을 설명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홍콩국가보안법, 화웨이와 틱톡, 남중국해 문제 등 미중간 현안에 대한 중국측의 입장과 함께, 중국에 대한 지지 또는 중립적 입장 견지를 요청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실리 외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수근 중국 산동대 교수는 "외교 부담을 줄이려면 중견국 외교가 필요하다. 어느 한 군데에 치우치면 안 된다"며 "이번 계기(미중 갈등)를 체질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이익을 최대화 할 수 있는 외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미중 갈등에서 한국이 선제적으로 (선택)할 필요는 없다"며 "그런 상황이 도래했을 때 그때 판단해도 충분하다. 국익 차원에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풀어간 건 풀어가고, 미국과의 문제는 미국과 풀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