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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20.08.20] '中 외교 총괄' 양제츠, 왜 서울 아닌 부산서 서훈을 만날까

  • 김흥규
  • 2020-10-13
  • 522
靑 "중국 측 희망사항 고려해 양국 협의로 결정…수도권 코로나 확산과 무관"
'주목 덜 받을 곳' 고려한듯…"미중갈등 등 양국 간 조심스러운 사안 때문"


중국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양제츠 중국 중앙정치국 외교담당 위원이 오는 21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그는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카운터파트(상대방)'인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날 예정이다.

20일 청와대에 따르면 서 원장과 양 위원이 부산에서 만나기로 한 것은 양 위원 측 뜻에 따른 것으로, 최근 수도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급증 상황과는 관련이 없다고 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중국 측의 일정 및 희망사항 등을 고려해 양국 협의를 통해 부산 개최로 결정됐다"며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산 문제와 이번 회담 장소 결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양 위원은 지난 2018년 7월 극비로 방한했을 당시에도 부산에서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적이 있다.

한국과 중국 양측 간 의제에 관해 아직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서울에서 바로 회담을 개최하기엔 부담스러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주목을 덜 받을 수 있는 부산으로 택했다는 것이다. 

김흥규 아주대 정외과 교수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로우 프로파일'(low-profile·관심을 거의 못받는)로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양측 간 공감대가 높고 가시적 합의가 이뤄졌다면 부산에서 볼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 간 조심스러운 사안이 많고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부산에서 볼 수 있다"며 "중국의 반도체 같은 전략물자 공급 등 미중 전략경쟁에 관련된 사안의 경우 공개적으로 합의하기가 쉽지 않다"고 관측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지난 17일 한반도 인근에서 전략폭격기 6대를 동원한 미일 합동훈련을 실시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북한은 물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는 전날 서 실장과 양 위원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문제와 코로나19 대응 협력 방안, 고위급 교류 등 양자관계, 한반도 및 국제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