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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일보 2020.12.23] [차이나인사이트] 중국 공산당 창당 100년과 미국 ‘민주주의 서밋’ 충돌하나

  • 김흥규
  • 2021-01-06
  • 460

2021년 중국은 어디로

2017년 시진핑 주석과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상하이 공산당 창당 기념관에서 입당 선언을 하고 있다. 2021년 창당 10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 개최 여부가 주목된다. [신화통신]

2017년 시진핑 주석과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상하이 공산당 창당 기념관에서 입당 선언을 하고 있다. 2021년 창당 100주년을 기념하는 열병식 개최 여부가 주목된다. [신화통신]

다가오는 2021년에는 굵직한 국제 행사 두 건이 예정돼있다. 조 바이든(78) 미국 46대 대통령 당선인이 공언한 ‘민주주의 정상회담(Global Summit for Democracy)’과, 7월 1일 베이징에서 열릴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 창당 100주년을 기념한 각종 행사다. 미국이 주도하는 민주 진영과 시진핑(習近平·67)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중공은 이를 무대로 각각 자기 세력을 규합하는 합종과 상대를 흔드는 연횡술의 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한국은 다시 시험대에 섰다. 15일 현대중국학회(회장 이욱연)와 성균중국연구소(소장 이희옥)가 공동 학술회의를 열고 2021년 중국의 외교·경제·정치·사회를 전망하고 한국의 좌표를 점검했다. 
  

<외교> 미국엔 맞대응, 한·일은 포섭 나설 듯

1971년 인민일보의 중국 공산당 창당 50주년 기념호 1면에 실린 린뱌오와 마오쩌둥. [인민망 DB 캡처]

1971년 인민일보의 중국 공산당 창당 50주년 기념호 1면에 실린 린뱌오와 마오쩌둥. [인민망 DB 캡처]

2020년 중국은 코로나19로 국가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팬데믹은 위기이자 기회였다. 부정적인 국제 여론이 급증했지만, 방역과 경제 반등에 성공한 중국에 세계의 무역 의존도는 도리어 높아졌다. 미·중 간 경제 격차도 줄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코로나19가 ‘차이나 패러독스(역설)’를 심화시켰다”고 설명했다.
 
반전에 성공한 중국은 올해 공세적인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를 펼쳤다. 최근 호주에 대한 전방위 공격에서 보듯이 세계는 중국 외교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는지 목격하고 있다.
 
2021년은 중공 창당 100주년이다. 전면적 소강사회(중산층 사회) 달성을 선포하고,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정책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맞대응(Tit-for-Tat)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시기는 특정할 수 없지만 미국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서태평양 배치를 추진하면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제2의 쿠바 미사일 위기가 재현될 개연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은 내년 동아시아의 안전판인 북한 관리를 강화하고, 한국을 중국의 린치핀(차축과 바퀴를 잇는 고리)으로 만들고, 일본을 중국이 주도하는 지역 가치 사슬에 포섭하는 외교를 펼칠 것이라고 김 소장은 예측했다. 일본 역시 중·일 관계 개선에 여지를 남겼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화웨이를 배제하는 ‘클린 네트워크’ 참여를 보류하면서다. 김 소장은 “외교는 국가 이익에 대한 반응이지 국가 인식에 대한 반응이 아니다”며 “한국은 조바심에 기인해 섣부른 선택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 8% 성장 달성 가능할까…소비 주도 성장 전환이 관건

2016년 95주년 에는 시진핑과 19기 상무위원 사진이 실렸다. [인민망 DB 캡처]

2016년 95주년 에는 시진핑과 19기 상무위원 사진이 실렸다. [인민망 DB 캡처]

올해 세계 경제는 팬데믹으로 2008~09년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만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전체적으로 2%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 왕윤종 경희대 국제대학 교수는 중국의 2021년 성장률을 IMF는 8.2%, OECD는 8.0%로 전망한다며, 민간 소비와 수출을 반등의 동력으로 꼽았다.
 
중국의 수출은 올해 전년 같은 달 대비로 10월 11.4%, 11월 21.4% 급증했다. 1~11월 누계 기준으로 수출은 2.5% 증가했고 수입은 -1.6% 줄었다. 글로벌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했다. 세계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졌다.
 
내년은 14차 5개년 계획의 원년이다. 핵심 기조는 자력갱생과 기술자립이다. 국내 대순환이라는 내수를 위주로 하고 외순환으로 보완하는 ‘쌍순환’ 전략이 시작된다. 왕 교수는 “쌍순환 정책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인한 헤징(회피) 전략이 아닌 실질적인 문호 개방과 국내 소비 진작을 이끌기 바란다”며 “그렇게 된다면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대안적 자본주의’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권고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신흥경제부장은 “내년도 중국 경제는 탄탄한 회복세가 기대되지만 올 들어 37% 늘어난 기업 디폴트 등의 하방 압력 역시 상존한다”며 “국유기업 개혁, 소비 위주 성장으로 전환 여부가 관전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정치〉 1년 앞으로 다가온 당 대회…수뇌부 물갈이 각축 전망

2021년 중국 외교·경제·정치·사회 전망

2021년 중국 외교·경제·정치·사회 전망

올 한해 시진핑 1인 권력은 시험대에 올랐다. 이너서클에 속하는 런즈창(任志強·69) 전 화위안(華遠) 회장이 코로나19 초기 대응을 비판하며 “시진핑은 광대”라고 일갈했다. 리커창(李克强·65) 총리는 경제 정책을 놓고 노선 투쟁 징후를 드러냈다. “중국인 6억 명이 매월 1000위안(17만원)을 번다” “지방 정부는 진짜 경제 상황을 솔직하게 보고하라”는 등 폭탄 발언을 이어갔다.
 
이홍규 동서대 국제학부 교수는 “시 주석의 과도한 권력 집중이 심었던 당내 갈등의 씨앗이 코로나19로 싹 텄지만 최종적으로 시진핑 세력과 비(非)시진핑 세력 사이에 타협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월 5중전회(중앙위원회 전체 회의)와 11월 말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각각 수정·심의한 ‘중앙위원회 업무 조례’와 ‘당원 권리보장 조례’에서 ‘당내 민주’를 규범화하면서다.
 
내년은 2022년 20차 당 대회를 앞둔 마지막 준비의 해다. 차기 수뇌부 구성을 둘러싼 치열한 각축이 예상된다. 차기 총리에는 후춘화(胡春華·57) 부총리가 유력하다. 시진핑 사단에서는 딩쉐상(丁薛祥·58), 천민얼(陳敏爾·60), 리창(李强·61)이 부상할 전망이다. 올해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이 왕후닝(王滬寧·65)에서 『중국식 모델 연구』(2007)의 저자 장진취안(江金權·61)으로 바뀐 점도 의미심장하다. 20차 당 대회에서 왕후닝이 퇴임한다면 대미 관계를 잘못 다룬 희생양으로 볼 수 있다. 또 7상8하(67세 유임, 68세 퇴임) 관례에 저촉되지 않는 왕후닝의 퇴임은 시진핑 파벌이 아닌 리커창, 왕양(汪洋·65)의 동반 퇴장을 유도하는 부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내년 중국 정치의 하이라이트는 7월 1일 중공 창당 100주년 행사다. 건국 이후 중공은 창당 10주년마다 인민대회당 기념 대회와 베이징 군중 활동을 개최해왔다. 문혁이 한창이던 1971년 50주년만 마오쩌둥의 기념 논설로 대체했다. 아직 내년도 기념식 전모는 드러나지 않았다. 천안문 열병식과 대규모 군중 행진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있지만, 외빈 초대와 규모도 주목된다. 워싱턴 ‘민주주의 정상회담’을 겨냥해 베이징이 어떤 컨셉의 ‘공산당 100주년’ 맞불을 놓을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사회〉 기층·ICT 기반의 방역망…‘바이오 정치’로 진화

중국은 코로나19가 터지자 기층 조직과 정보통신기술(ICT)로 맞섰다. 한국 행정망의 통반과 비슷한 사구(社區) 조직을 기층 방역의 기반으로 전환했다. 여기에 ICT를 활용한 ‘방역관리 플랫폼’과 ‘건강코드(健康嗎)’를 신속히 보급해 성과를 거뒀다.  
     
박철현 국민대 중국 인문사회연구소 교수는 건강정보를 수집하는 QR코드 기반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건강코드’의 확산 속도에 주목했다. 알리바바가 최초로 개발한 건강코드는 2월 11일 항저우(杭州)시에서 처음 사용됐다. 2주 만에 저장(浙江)성에서만 5000만 건 발급됐다. 건강코드 방역시스템의 시작이다. 28일에는 산시(山西)성을 시작으로 각 성마다 건강코드를 개발 보급에 들어갔다. 29일에는 중앙정부가 ‘건강정보코드 인터페이스 표준’을 제정·발표했다. 녹색·황색(7일 격리)·홍색(14일 격리)으로 나눠 자기 체온과 관계없이 사용자 동선에 확진자가 보고되면 자동으로 황색·홍색으로 바뀌는 자동 방역 시스템이 거의 모든 중국인에게 적용됐다. 건강 정보가 실시간으로 당국과 공유되는 역학조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2021년 ICT 방역망은 기층 조직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치안과 사회 관리 시스템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불평등 심화에 따른 사회 불안정에 대비한 기술을 중국은 스마트시티에 녹여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국이 ‘생명관리정치(bio-politics)’를 가능하게 만든 건강코드를 미래 스마트시티 건설에 어떤 식으로 활용해 나갈지 주목된다.
 
신경진 중국연구소장

[출처: 중앙일보] [차이나인사이트] 중국 공산당 창당 100년과 미국 ‘민주주의 서밋’ 충돌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