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언론

언론보도

[데일리안 2021.07.02] 김준형 "미국, 개성공단X·금강산관광△·철도연결O"

  • 김흥규
  • 2021-10-01
  • 355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이후 문재인 정부가 독자 대북구상을 어떻게 구체화할지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한미 양국이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 △완전히 조율된 대북접근에 합의한 바 있어 미국이 어느 분야에서 얼마나 '여지'를 주느냐에 따라 문 정부 독자 대북구상의 향배가 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1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주관한 포럼에서 "미국이 개성(공단)은 '엑스', 금강산은 '세모', 철도연결은 상당히 우호적"이라며 교착 국면이 이어지는 북미관계의 우회로로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미국은 개성공단 이슈에 대해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다. 일례로 미국은 개성공단 관련 우려로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까지 남북협력에 대한 지지 표명을 주저했다고 한다.

 

실제로 한미 정상 공동선언문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President Biden also expressed his support for inter-Korean dialogue, engagement, and cooperation)"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김 원장은 해당 문구와 관련해 "이번 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가장 노력한 부분"이라며 "협력(cooperation)이라는 단어가 정상회담 24시간 전까지 (공동선언문에) 포함되지 못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협력이라는 단어 앞에 혹시라도 '상업적(commercial)'이라는 단어가 들어갈 수 있다고 보고 개성(공단)에 대한 여유를 주지 않으려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이 금강산 이슈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취한 것은 문 정부가 '실향민의 금강산 개별방문'이라는 인도주의적 가치를 강조한 측면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재미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 언급한 바 있어 금강산 관광재개를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연계 시켜 미국 설득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미국이 우호적으로 생각한다는 철도·도로 연결은 대북제재와 직간접적 연관성이 있어 실질적 진전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남북관계 주무 부처인 통일부는 철도·도로 연결 사업을 북한 비핵화 협상 진전 시 추진할 수 있는 '후순위 사업'으로 분류한 상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최근 남북관계 개선 구상과 관련해 △남북 연락채널 복구 △코로나19 백신 등 대북 인도적 지원 △비핵화 대화 진전에 따른 철도·도로 연결 △금융 등 핵심 대북제재 완화를 차례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준형 원장은 포럼 종료 후 한미 공동선언문에 대한 별도 질의에 '대만 및 쿼드 관련 문구' 역시 정상회담 직전까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례로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언급한 대목에서 '꼬리'처럼 붙어 있는 '쿼드 등(including the Quad)'이라는 문구는 막판 조율을 거쳐 포함됐다고 밝혔다.

 

공동선언문에는 "한미 양국이 태평양도서국들과의 협력 강화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쿼드 등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했다(The United States and the ROK also reaffirm support for enhanced cooperation with Pacific Island Countries and acknowledge the importance of open, transparent, and inclusive regional multilateralism including the Quad)"고 명시돼있다.

 

무엇보다 '대만 및 쿼드 관련 문구'와 '바이든 대통령의 남북협력 지지 문구'가 정상회담 직전까지 확정되지 않았던 만큼, 양국이 각각 원하는 내용을 주고받았다는 평가에 힘이 실리게 됐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임기 종료 전 북한과의 관계개선 성과를 올리고 싶은 문 정부와 대중전선에 한국이 광범위하게 참여하길 바라는 바이든 행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서로의 주요 관심사를 맞교환했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문 정부가 보수 정부도 건드리지 않은 대만문제까지 일정 정도 동의해준 것은 상당 쓴(내어준) 것"이라며 "그것이 가져올 후과에 대해선 아직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강현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