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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21.06.11] 압박하는 中, 시큰둥한 日…무거운 짐 안고 G7 향하는 文

  • 김흥규
  • 2021-06-26
  • 355

문재인 대통령이 영국 콘월에서 개최되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11일 오후 출국길에 올랐다. 한국은 11~13일(현지시간) 개최되는 G7 정상회의에 초청국 자격으로 참여한다. 
 
이번 정상회의에선 G7 회원국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반중(反中) 색채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이 유지해 온 미·중 사이의 줄타기 외교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문 대통령의 출국길에 무거운 짐이 잔뜩 놓여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①공고화하는 ‘대중(對中) 전선’ 

중국은 G7 정상회의에서 대중(對中) 전선이 공

고해지는 상황을 우려한 듯 최근 한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여왔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9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공통된 인식하에 한쪽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의 편향된 장단에 휩쓸리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남겼다.
 
실제 이번 G7 정상회의에선 중국의 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맞서기 위한 공동대응 방안이 핵심 의제에 오를 전망이다. 공동성명을 통해 신장 위구르 문제 등을 명시하며 중국의 인권 문제를 직접 저격할 가능성도 있다. 문 대통령 입장에선 정상회의 의제에 참여하면서도 중국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묘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G7 정상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논의될 대중 압박 정책에 대해 한국이 발을 뺄 경우 한·미 동맹에 대한 악영향은 물론 국제적 고립을 야기할 수 있고, 적극 참여할 경우 중국의 반발이 예상되는 딜레마 상황”이라며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가 강조한 미·중 사이의 ‘원칙 외교’ 자체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②불투명한 한·미·일 정상회의


이번 G7 정상회의는 초청국을 포함해 10여 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대면 외교란 점 외에도 한·미·일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이 때문에 당초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별도의 한·미·일 정상회의가 개최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한·미·일 정상회의가 성사된다면 2017년 9월 이후 약 4년 만에 3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하지만 회담 직전까지도 3국 간 별도의 정상회의 일정은 확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 조율이 난항을 거듭하는 것은 한국 정상과의 만남을 불편해하는 일본의 기류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은 한·미·일 3국 협력을 동아시아 전략의 핵심축으로 강조하며 정상회의를 직접 중재하는 입장이고, 한국 역시 이에 동조해 3국 정상회의 개최에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G7 정상회의라는 계기에도 불구하고 한·미·일 정상회의가 개최되지 않는다면 이는 일본 측이 더 이상 현 정부와 대화·소통을 원치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 경우 한·일 관계는 위안부·강제징용 문제와 독도 영유권 갈등,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 악재만 쌓인 채로 경색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③‘D10’ 체제 현실화하나

 

G7 정상회의엔 한국뿐 아니라 호주·인도·남아공도 초청국 자격으로 참여한다. 기존 G7 회원국에 한국·호주·인도 등 3개국을 포함하면 지난해 5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대중 전선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며 제안한 다자 연합체인 D10(Democracy 10)이 된다. 
 
특히 G7 정상회의 중 '열린사회' 세션에선 민주주의 국가 간의 공조 강화를 모색한단 점에서 D10 구상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D10 협의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호응 의사를 밝혀 왔다. 지난해 6월 문 대통령은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G7 확대 방안에 대해 “기꺼이 응하겠다”고 화답했고, 당시 청와대 역시 “G7 참여국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처: 중앙일보] 압박하는 中, 시큰둥한 日…무거운 짐 안고 G7 향하는 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