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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21.11.11] 시진핑, 스스로 마오쩌둥·덩샤오핑 반열에 올랐다

  • 김흥규
  • 2021-11-13
  • 319

中공산당 사상 3번째 역사결의
”중화민족 부흥 이끈 지도자”
7400자 가운데 2100자 習 찬양

 

중국 공산당(중공)이 11일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마오쩌둥, 덩샤오핑 급의 역사적 지도자 반열에 올리는 결의를 채택했다. 이번 조치는 올해로 집권 9년째인 시 주석이 100년 중공 역사에서 자신의 지위를 높여 3연임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공 중앙위원회가 이날 폐막한 전체회의에서 중공 100년사를 정리한 ‘당의 100년 분투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역사 결의)를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의 개요와 역사 결의의 일부 내용을 정리한 발표문은 전체 7400자 가운데 2100자(28%)를 2012년 말 시작된 시진핑 집권기 성과에 할애했다. 발표문은 시 주석에게 당 중앙의 핵심 지위를 부여한 것에 대해 “전 군(軍)과 전 인민의 공통된 염원을 반영한 것으로 당과 국가 발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에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했다. 마오쩌둥, 덩샤오핑과 함께 시 주석을 마르크스주의의 중국화를 이룬 인물로 묘사했다.

 

발표문에서는 1921년 시작된 중공의 역사를 창당 초기를 제외하고 크게 3단계로 구분했다. 마오쩌둥의 ‘사회주의 혁명 건설기’, 덩샤오핑이 시작한 ‘개혁 개방과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 신시기’, 시진핑이 이끌고 있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 신시대’다. 시 주석의 전임자인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은 덩샤오핑의 정치적 유산을 계승한 지도자로 묘사됐다.

 

중공이 역사 관련 결의를 채택한 것은 마오쩌둥이 주도한 1945년, 덩샤오핑 집권기인 1981년 결의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앞서 두 번의 결의가 과거사를 정리하고 당내 분열을 끝내는 성격이었다면 이번 결의는 집권 9년 차인 시 주석의 치세(治世)를 우상화하며 높게 평가한 것이 특징이다. 덩샤오핑 은퇴 후 이어져 온 ‘2연임(10년 집권)’이라는 원칙을 깨고 내년 20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을 승인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역사 결의는 중국 지도자가 자기 노선을 계속 추구하는 데 필요한 정치동력을 마련하는 행위”라며 “(과거 결의 후) 마오쩌둥은 한국전쟁 참전, 덩샤오핑은 경제 중심 국정 운영과 독립 자주 외교 노선을 추진했듯이 이번 결의는 시 주석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장기 집권을 추인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