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재래식 군사력 비교
젠-10·위성요격·항모건조…미·일 “군사대국화” 비판
한반도, 적대적 대립 피하고 영토주권 갈등 대비해야
올 들어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예사롭지 않다. 1월5일 최신예 전투기 ‘젠-10’을 공개한 데 이어 1월11일엔 위성요격 실험을 성공시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달 들어선 항공모함 건조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중국 위협론’도 거세지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장윈촨 중국 국방과학공업기술위원회 주임(장관급)은 16일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이 열린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이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체 기술로 항공모함을 연구, 제작하고 있으며, 2010년 이전에 항공모함을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이 건조 중인 항모는 배수량 4만8천여톤에 함재기 50대를 탑재할 수 있는 규모로 추정된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젠-10도 항모 건조를 감안해 날개 길이를 줄여 개발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항모 보유는 중국 군사전략의 범위가 기존 ‘국지전’ 기반에서 한층 확대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김흥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최근 낸 ‘중국군 현대화 방향과 함의’ 보고서에서 최근 중국의 전쟁능력 강화방침은 ‘대 대만 작전’ 범위를 초월하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항모와 위성요격,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 동풍-31 6기의 실전 배치, 094급 핵추진 잠수함 개발 등을 예로 들며, “중국의 의지는 설사 대만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군사현대화 노력을 지속하면서 중국의 국경과 연안을 넘어선 투사 능력을 갖추게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중국위협론의 허실=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지난달 23일 오스트레일리아 방문길에 “1월에 있었던 중국의 위성요격 실험과 최근의 급속한 군사력 확장 움직임은 건설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는 중국이 표방해온 ‘평화발전 전략’과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달 27일에는 일본의 대표적 매파 정치인인 나카가와 쇼이치 자민당 정조회장이 “중국이 2010년이 지나면 비평화적 방법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황재호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낸 한 보고서에서 “최근의 중국위협론 논의가 1990년대의 ‘경제적’ 위협에서 ‘군사적’ 위협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는 12일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북핵 문제가 주변 아시아 나라들의 군비경쟁을 촉발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적 시각 필요=그러나 중국 ‘군사력 증강’을 놓고 김흥규 교수는 미-일의 중국 위협론과는 다른 관점을 제기한다. 중국군 현대화는 국가발전에 따라 필연적인 측면이 있어, 반드시 적대적으로 해석해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한국으로서는 한-미동맹과 한-중 우호관계가 대립되는 상황을 피하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 그는 다만 중장기적으로 중국과 영토주권을 둘러싼 갈등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해상기동 전단 등 분쟁의 외교적 해소를 위한 군사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