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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2023.11.21] 尹, 미·일·영·프 '우방국'과 연일 밀착…중국과 관계개선 과제

  • 김흥규
  • 2023-12-08
  • 63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우방국인 영국 국빈 방문과 프랑스 방문을 위해 출국길에 올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이다. 연이어 '우방국'들과 만나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형국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영국 런던에서 20∼23일 머무른 뒤 프랑스로 이동해 23∼24일 파리에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전 막판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은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고,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즉위 후 첫 초청 국빈이다.

 

윤 대통령의 해외 방문은 영국·프랑스 방문까지 모두 12차례다. 12월로 예정된 네덜란드 방문까지 합치면 올해만 13차례다. 지난해 5월10일 취임 이후부터 12월까지 이루어진 순방을 포함하면 19개월 동안 16번의 순방이다.

 

윤 대통령의 우방국 밀착 행보는 방문국과 방문 횟수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총 방문국은 18개국인데, 우방국인 미국(5번) 일본(2번) 영국(2번) 프랑스(2번) 등은 여러 차례 방문했다.

 

이와 달리 '가치 외교'의 대척점에 있는 중국 순방은 취임 이후 단 한 차례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별도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계기 회담이 유일하다.

 

이번 APEC 회의에서도 정상회담을 위해 끝까지 조율했으나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대통령실은 일정상 불가피했다고 밝혔지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특히 중국은 미국, 일본과 차례로 정상회담을 가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4시간 동안 두 대국 간 경쟁이 군사 분쟁으로 빠지는 걸 막자고 큰 틀에서 합의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시 주석과 1시간 동안 만나 현안인 후쿠시마 원전 폐수 방출과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담이 중국과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안 된다면 외교장관회의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 정책연구소장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번 APEC 회의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불발된 것에 대해 "미·중 전략 경쟁 시기에 필연적으로 중국이나 러시아와의 관계는 악화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 두 국가의 관계를 잘 관리하지 못하면 한국 외교·안보·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대단히 컸다"며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만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그간 우리가 어느 정도 공간을 가지고 활용해야 했는데 너무 일방적으로 미국, 일본에 편중된 관계로 설정한 상태"라며 "중국 입장에서도 중립적 입장만 지켜주길 원했을 텐데 그런 등거리 외교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경제 협력 등 양국 간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현안을 중심으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윤 대통령도 20일 보도된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증진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관계개선에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김 소장은 "중국도 지역 경제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 협력 특히 미래 산업과 관련된 문제, 신흥 안보라고 불리는 영역들에 대해 협력의 기반을 닦아 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위 레벨에서 대화가 어렵다면 민간 싱크탱크를 적극 활용해 중국과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향후 외교장관회담에서 시진핑을 움직여야 하는데 시진핑을 움직일 만한 어떠한 어젠다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지금부터라도 대만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줄이고 계속 중국 쪽에 노력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