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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2023.06.13] 中, 한국 학자들 ‘비자 발급’ 지연시켜...민간교류인 학술행사 잇따라 ‘연기’

  • 김흥규
  • 2023-06-16
  • 113

중국이 국내 연구기관 소속 전문가들의 중국 비자 발급을 지연시키는 등 과거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요구하면서 한중 학술행사들의 일정이 연기되는 사례가 느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국내 정부 산하 A연구기관은 지난달로 예정됐던 한중 공동학술회의를 올 하반기로 미뤘다. 이유는 중국 당국의 비자 발급 절차가 까다로워져 일정을 미룰 수 밖에 없었다고 이 연구기관 관계자가 설명했다.

또 다른 연구기관도 매해 진행했던 한중 협력행사를 연기했는데, 이 기관의 관계자는 “한중관계 변화에 따라 일정을 하반기로 미룬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이러한 사안에 정통한 한 중국 전문가는 “중국 측에서 일정 합의에 비협조적이어서 연기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정부 간 관계 변화에 따라 민간교류인 전문가들의 학술행사까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여, 일부에서는 중국이 민간교류까지 막는 건 한중관계를 상당히 부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현재 상태의 중국 당국의 조치는 ‘공식적’인 것은 아니고 ‘행정절차 지연’ 수준으로 보이는 수준으로, 향후 중국이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의 한중관계 전문가는 “정부와 연관된 1.5트랙(반민반관)이나 민간의 교류를 중국 측이 모두 거부하고 있다”며 “비자 발급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보완을 추가로 요구해 중국 현지일정을 소화할 수 없게 하는 형태로 애를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중 정부 간의 관계가 편치 않은 영향으로 올해 말을 목표로 우리 정부가 추진하던 한중일 정상회의도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이 일정을 위해 당초 지난단 초로 일정을 타진하던 실무협의가 중국 측의 입장 변화로 무기한 연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일정 조율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이뤄졌다가 조정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윤석열 대통령 방미를 계기로 중국은 대한국 정책을 억제와 압박으로 완전히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며 “(양국이)상당한 타격을 입은 후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흥호 한양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는 “한중 간 인식의 차가 너무나도 큰 상황”으로 “양국관계는 하루아침에 청산할 수 없기 때문에 대화를 통해 전략적인 균형점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싱 대사를 불러 항의하자 중국 외교부도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눙룽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가 10일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만나 싱 대사와 이재명 야당 대표가 교류한 것에 대한 한국의 부적절한 대응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명했다”며 “한국 측이 현재 중한 관계의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 반성하고 진지하게 대하길 바라며 중한 수교 공동성명의 정신을 성실히 준수하고 중국과 함께 양국관계의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데 베팅하고 있는데, 중국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는 발언을 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