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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2022.02.07] 개막식 ‘한복 논란’ 항의 안한다는 외교부… “中, 양해 구했어야”

  • 김흥규
  • 2022-02-18
  • 303

“中, 한국을 소수민족처럼 취급”

유감 표명 않는 정부 비판 이어져
여야 ‘中 규탄’ 이례적 한목소리

 

외교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불거진 ‘한복 논란’과 관련해 “중국 측에 고유한 문화에 대한 존중과 문화적 다양성에 기초한 이해 증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6일 밝혔다.

외교부는 그러나 한·중 양측이 상호이해와 우호정서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 ‘저자세’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복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의 대표적 문화 중 하나라는 점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항의 여부와 관련해선 “우리의 기본 입장을 바탕으로 당당하고 건설적으로 지속해서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만 밝히며 대답을 피했다.

지난 4일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내 56개 민족 대표 가운데 한 명으로 출연하자 국내에선 “중국이 한국을 그들의 소수민족처럼 취급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중국이 그동안 한복의 기원을 ‘한푸(漢服)’라고 하거나 김치의 원조가 ‘파오차이(泡菜)’라고 주장하는 등 문화 왜곡과 침탈을 계속하면서 국내 반중 여론이 높아진 것도 원인이 됐다.

신범철 백석대 초빙교수는 “소수민족을 소개하는 과정이었지만 그 소수민족이 다른 나라와 연결될 때에는 중국도 양해를 구했어야 한다”며 “우리 정부도 중국에 ‘이웃 국가와 조화를 고려하라’는 식의 유감이나 우려를 표하는 성명 정도는 내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전문가는 “이번 일이 단발성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문제가 되지는 않았을 텐데 그간 쌓여온 게 있다 보니 일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야는 이례적으로 한목소리로 중국을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5일 2030세대의 ‘반중국’ 심리를 겨냥해 “(중국이) 대국으로서 이래야 하느냐 의심이 들 정도로 납득이 어려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문체위원들도 성명을 내고 “중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박병석 국회의장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개막식에 참석한 점을 거론하며 “중국의 ‘도를 넘은’ 동북공정을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지만 아무런 대처 없이 수수방관한 것이 더 문제”라고 몰아붙였다.

중국의 문화공정에 대해선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의 과도한 행위에는 단호하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