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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2021.03.22] 러 외교장관 23일 방한… 중·러 ‘對美 전략’ 분석 기회

  • 김흥규
  • 2021-04-10
  • 414

中 먼저 들러 양자회담 가져
미·중 고위급 회담 공유할 듯
지난주 한·미 ‘2+2회담’ 진행

미·중 갈등 속 韓입장 큰 관심

미국과 중국이 첨예한 갈등을 노출하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의 연대가 급격하게 가속화되고 있다. 대미 견제를 위한 전략적 연대인데, 중·러 연대는 향후 한국의 입장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세르게이 라브로프(사진) 러시아 외교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초청으로 22일부터 23일까지 중국을 공식 방문해 양자 회담을 갖는다. 이후 라브로프 장관은 23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방한한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은 25일에 열린다. 지난주 미국 국무·국방장관의 아시아 순방 이후 러시아 외교장관의 순방을 축으로 동아시아에서 제2라운드 외교전이 열리는 셈이다.

 

중·러는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지난 18~19일 공동 발표문도 없이 끝난 미·중의 고위급 회담 결과를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핵 문제, 이란 핵협상,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 문제 등에서도 양측의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중국 언론과의 화상 회견에서 “현재의 국제무대에서 누군가를 처벌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 이런 논리를 사용하려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겨냥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미·중 전략경쟁이 갈수록 이념적인 형태를 띠게 되는 상황에서 현재 중·러의 연대는 동·서 데탕트 이래 사상 최고로 긴밀하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면서 중국이 과거 ‘따로 또 같이’를 했던 러시아와 긴밀하게 연대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미국이 동북아시아, 유럽 지역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추가 배치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왕 위원을 만나고 곧바로 방한하는 라브로프 장관과의 만남을 통해 한국은 중·러 양국이 추구하는 대미 공동 전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중·러의 입장에서도 지난주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외교·국방장관회담(2+2회담)을 가진 한국의 입장을 알고 싶어 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편 중·러의 입장에선 한국이 미국이 추구하는 반중 연대에 깊이 관여하지 않도록 방어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반중 연대 요구를 완전히 무시할 수 없으면서도, 중·러와 북한 문제에서 공조해야 하는 한국으로선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25일 회담에 앞서 24일 ‘한·러 상호교류의 해’ 행사 개막식에 참석한다.

 

홍주형 기자, 베이징=이귀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