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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2019.12.24] 한-중-일 정상회의 “한반도 비핵화, 대화가 유일한 해법”

  • 김흥규
  • 20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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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 정상이 북 핵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대화와 협상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세 정상은 또 오늘(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가 공동의 목표임을 확인했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중-일 세 나라 정상들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지역의 평화가 3국 공동의 목표임을 재확인했습니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제8차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 언론발표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리 총리는 특히 대화와 협상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했다며, 이런 방식이 한반도는 물론 이 지역의 항구적 평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미-북 프로세스의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한-중-일의 공통된 입장임을 확인했으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미-북 프로세스를 최대한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거듭된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지역의 안전을 심각히 위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빠른 해결을 위해 한-중 정상에게 지원과 협력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한-중-일 3국이 한반도의 평화가 3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미-북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통해 비핵화와 평화가 실질적으로 진전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 3국 간 협력이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지속 가능한 세계를 선도하는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김흥규 교수는 미국의 가장 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과 한국이 중국과 같이 정상회담을 개최했다는 것 자체가 중국 외교로서는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중 전략 경쟁 시기에 한-중-일 3국 간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는 나름의 기재가 작동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 교수는 특히 3국이 공개적으로 지역의 안정을 강조한 만큼 북한에 대한 큰 압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언급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자제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녹취: 김흥규 교수] “북-미 간의 관계가 이렇게 어려울 때 결국 북한이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중국 그 다음에 러시아인데 중국이 한국 대통령과 만나서 지역 안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추가적인 도발이나 상황에 대해 반대하고 가장 핵심은 이 상황에서 도발하지 말라고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해달라고 해석될 수 있고 거기에 한국 대통령이 같이 동참해서 일본까지 같이 이야기하는 그런 구도가 되면 북한으로서 상당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김 교수는 북한의 지나친 도발이 미국의 반격을 가져올 수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의 도발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정성윤 연구위원은 미국이 외교안보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사안들은 의제화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이나 대북 제재 완화 등이 거론되지 않았고 대화를 통한 비핵화 협상 촉구 등이 미국 측 입장과 같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내심 정치적 고려를 할 수 있는 돌발 상황들을 기대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성윤 연구위원] “단지 정치적 고려를 할 수 있는 돌발 상황들이 있지 않았을까 내심 기대했을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중국이 최근 러시아와 같이 유엔 안보리에서 공동의 목소리를 낸 것처럼 3국 정상이 북 핵 문제 해결의 한 방안으로 제재 완화 문제를 꺼내주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가 있었을 수 있는데 중국이 그 말을 꺼내지 쉽지 않았을 거예요. 일본이 반대하는 거 뻔히 아니까.”


이와 관련해 김흥규 교수는 중-러의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완화 요구는 미국이 반대하면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결국 중국이 북한에 주는 선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흥규 교수]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유엔 제재를 완화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실은 미국이 반대한다면 이뤄질 수 없는 사안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제시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북한에게 어떤 선물을 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자신들에게는 큰 손해가 없는 상황에서 북한에 뭔가 요구할 게 생기는 거죠.”

그 요구가 바로 도발을 자제하고 지역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해달라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말했습니다.

 

세종연구소 이성현 중국연구센터장은 이번 한-중-일 정상회담에 이어 내년 봄 시진핑 주석의 일본, 한국 국빈방문이 예상된다며 관련국들의 관계 회복을 전망했습니다. 

[녹취: 이성현 센터장] “확정됐던 것은 내년 봄 아마 3월에 시진핑이 일본과 한국을 방한할 것이다, 막혔던 한-중 채널의 최고위급 채널이 한-중 관계가 전면적으로 회복되는 단계에 있다, 라는 가시적인 시그널이 있다는 점에서 좋은 상황이라고 평가할 수 있죠.”


한편 한-중-일 정상회담에 이어 24일 오후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국과 일본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이며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사이라는 데 공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려면 직접 만나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고, 아베 총리는 중요한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는 특히 북한 문제를 비롯해 안전보장과 관련된 문제에서 미-한-일, 한-일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양국이 머리를 맞대 지혜로운 해결 방안을 조속히 도출하기를 희망한다며, 이 회담이 양국 간 희망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한-일 정상회담은 지난해 9월 이후 15개월 만에 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