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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2017.11.21.] 겉도는 '북핵' 외교…美中 외면하는 北

  • 김흥규
  • 2017-12-06
  • 1129

[아시아경제 2017.11.21.] 겉도는 '북핵' 외교…美中 외면하는 北

겉도는 '북핵' 외교…美中 외면하는 北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한 '북핵 외교'가 겉돌고 있다. 중재에 나선 중국을 북한이 외면하고, 미국이 다시 강경한 태세로 돌아서면서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방북한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통신은 "쑹 부장은 17일부터 20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조선노동당의 중앙 지도자와 회견과 회담을 진행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은 "과거 중국 인사가 김정은을 만났을 때는 이름을 명시하거나 최고영도자라고 표현했다"면서 "김정은을 정확히 명시하지 않고 '중앙 지도자'라고 표현한 것은 김정은을 만나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당초 중국이 지난 17차, 18차 당대회 이후에 보낸 인사들에 비해 이번 19차 당대회 때는 격이 낮은 인사를 북한에 보냈다. 또 이전에는 가장 먼저 북한에 특사를 보냈지만 이번에는 세번째로 보내면서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처음부터 중국의 홀대에 기분이 좋지 않았던 북한이 특사를 받아들인 것은 중국과의 대화 단절 상황이 길어지는 것을 원치 않았고, 자신들의 주장을 중국에 설득할 필요성도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처음부터 중국도 기대치가 낮았던 데다 양측이 자신들의 입장을 팽팽하게 견지하면서 쑹 부장의 방북은 성과가 없이 끝났다. 이 때문에 중국의 역할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 교수는 "이후 새로운 모멘텀이 생기지 않는 한 대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은 제한이 있을 것"이라면서 "이제 중국은 미국과 공조해 북한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는 방법 외 별다른 수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도 다시 강경해지는 분위기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면서도 대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무부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9년 만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발표한 뒤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아직 외교를 희망한다"면서 "재지정은 대북 압력을 지속해서 끌어올리는 것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으로부터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미뤄왔던 국무부의 입장에서도 비뚤어진 태도로 일관하는 북한이 곱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17일 "(북핵 문제에 대한) 진전을 만들 수 있을지 (여전히)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북핵 외교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음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표현한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특사와의 면담을 거부한 것은 대화 제의를 안받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북한도 핵 완성을 앞둔 지금 시점에서 대화 제의를 받아야 할지를 두고 셈법이 복잡할 것이다.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