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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17.05.17.] 韓·中관계 복원…文 '4단계 외교프로젝트' 추진

  • 김흥규
  • 2017-05-21
  • 997
韓·中관계 복원…文 '4단계 외교프로젝트' 추진


◆ 레이더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던 한중 관계 복원을 위한 '4단계 외교 프로젝트'의 시동을 걸었다. 오는 8월 24일 한중 수교 25주년 전까지 한중 간 신뢰를 회복하고 양국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정부 역시 문재인정부에 상당한 기대를 표하며 경색된 한중 관계의 출구를 모색하고 있다. 청와대와 외교부는 이 기회를 활용해 사드 갈등으로 단절된 한중 관계를 복원하고 사드 보복 중단을 위한 대중 외교를 펼치겠다는 복안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17일 "새 정부 출범 후 중국은 항상 뿌리치기 어려운 강력한 러브콜을 보내왔다"며 "중국은 속을 알 수 없는 양파 같은 나라다. 과도한 낙관은 금물이나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은 적극 활용하겠다"고 전했다.

문재인정부가 구상하는 '4단계 외교 프로젝트'의 시작은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단장으로 한 중국의 일대일로 정상회의 대표단 파견이다. 박 의원은 회의에 참석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접견하며 예상외의 성과를 거뒀다. 문재인정부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18일 이해찬 중국 특사(사진) 파견→7월 독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 개최→8월 한중 수교 25주년 계기 정식 한중 정상회담 개최라는 4단계 외교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대표단→특사→다자회의 계기 약식 정상회담→정식 정상회담' 시나리오를 통해 사드 이후 결빙(結氷)된 한중 관계를 쇄빙(碎氷)하겠다는 목표를 잡은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박 의원과 시 주석의 접견이 성사되며 한중 관계가 전환점을 맞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아직 이런 구체적인 단계를 언급하는 것은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환구시보와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은 문 대통령이 이 전 총리를 중국 특사로 임명한 것은 사드 갈등을 풀고 한중 관계를 완화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펑파이는 이 전 총리의 18일 방중 소식을 전하며 "한국 새 정부가 지난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이어 다시 특사를 보내는 것은 한중 관계를 중시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펑파이는 이어 리카이성 상하이 사회과학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한국 새 정부 출범 후 대외 정책을 재조정하고 있으며 중국과 더 많은 접점을 찾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공산당 산하 환구시보도 '문재인 대통령의 중한 관계 특징'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 전 총리는 노무현정부 때 중국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고, 한국 친노 계열의 수장이자 집권 여당의 최고위급 원로"라며 "그를 중국 특사로 보내는 것은 문재인정부가 대중 외교를 중요한 위치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어 이번 특사단의 면면을 분석하며 한중 관계를 회복하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도 왕이 외교부장이 18일 오후 이해찬 특사와 면담에 이어 만찬 일정까지 준비하며 공들이고 있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드 보복에서 드러난 중국의 민낯을 기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성주에 사드가 배치된 이상 한중 관계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뉴노멀(New Normal)'을 맞았다"며 "양국 관계에 일정한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파견되는 특사단이 중국에 과도한 약속이나 합의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사드는 북핵용이며 한국에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는 모두 고도로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