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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16.09.20.] 대북제재 빈틈막기인가…北中 불법교역 '훙샹' 수사 주목

  • 김흥규
  • 2017-01-31
  • 819

  • 북핵연계 의심 중국 단둥 훙샹개발공사 (단둥=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북한의 핵프로그램 개발 관련 물자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훙샹산업개발공사가 입주한 건물. 이 건물 16층에 훙샹개발공사가 입주해 있다. 2016.9.20 realism@yna.co.kr

    중국 당국이 북한에 핵 프로그램 개발 관련 물자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랴오닝훙샹그룹(이하 훙샹)에 대해 조사를 진행중인 사실은 대북 제재의 '구멍 메우기'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중국 기업이 북한 기업과의 합자회사 설립 등 방식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우회해가며 북한 측과 핵·미사일 관련 부품을 거래한다는 의혹은 오래전부터 대북 제재의 구멍으로 지목받아왔다.

    조사대상이 된 훙샹은 지난 5년 간 유엔 제재를 통해 금지된 이중 용도 물자(dual use goods)를 북한과 거래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 훙샹의 대북 거래 품목 중 하나인 고순도 알루미늄괴의 경우 북한의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등에 사용될 수 있는 품목이다.

    결국 훙샹 적발을 계기로 법망을 우회해온 북중간의 대량살상무기(WMD) 원재료 거래가 위축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질 전망이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만드는 과정에서 우라늄(핵무기 원료)은 자체 조달이 가능하지만 부품과 재료는 외부에서 도입해야 하는데, 그것을 차단하면 추가 제조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부품 교체가 필요한 기존 무기의 실효성면에서도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미·중이 (훙샹 건과 관련해) 사법공조를 하기로 했다는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억제를 위한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덧붙였다.

    중국 단둥 훙샹공사 닫힌 문 사이 로고 (단둥=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북한의 핵프로그램 개발 관련 물자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 랴오닝성 단둥의 훙샹산업개발공사의 출입문이 닫힌 가운데 유리창 사이로 회사로고가 보인다. 

    훙샹 건과 관련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대북 압박을 놓고 온도차를 보여온 미국과 중국의 공조 가능성이다.

    백악관은 19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뉴욕 회동 사실을 전하면서 "두 사람이 (중략) 사법 채널을 통한 협력 활성화를 포함해 한반도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해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중국 기업들에 '직격탄'이 되는 대북 독자제재인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제재 대상국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은행, 정부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것) 카드를 쥐고 있다.


    훙샹 건은 현재 형사사법 당국의 소관 사항이지만 훙샹 수사를 계기로 미국 재무부가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빼들어 중국 기업들을 '블랙 리스트'에 올릴 경우 중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중국으로선 훙샹 사건의 후폭풍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대북 제재망의 빈틈을 막고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한 강도 높은 추가 제재를 하자는 미국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