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언론

언론보도

[조선일보 2009.12.17] 측근 訪中에 김정일 중국행 가능성 촉각

  • 김흥규
  • 2015-10-20
  • 917

북한이 내년 2월 초까지 외국인 입국을 통제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핵심 측근들이 최근 잇달아 중국을 방문하면서 김정일의 방중(訪中)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외국인 입국 통제는 과거 북한이 김정일의 방중을 앞두고 이동 경로 등에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비슷한 조치를 취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방중과 연결지어 해석을 낳고 있다.

최근 중국에 간 김정일 측근으로는 지난달 우리 국정원장에 해당하는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수석 부부장과 북한군 실세인 김정각(대장) 총정치국 제1부국장, 지난 15일 우리의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주상성 인민보안상이 있다. 이들은 모두 김정일 신변 안전 및 체제 보위 업무를 담당하는 인물들이다.

이런 사실들을 염두에 두고 전문가들은 “김정일이 방중할 때가 됐고, 그럴 필요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김정일은 집권 후 네 차례(2000년·2001년·2004년·2006년) 중국을 방문했는데 마지막 방중은 2006년 4월이었다. 김흥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16일 “북한은 당장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는 반면 미국과 한국은 ‘북핵 포기’ 원칙을 강하게 지키고 있다”며 “김정일이 국제적 고립을 피하기 위해 방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화폐개혁의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해서도 김정일이 직접 중국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안보 부서 당국자는 “화폐개혁 이후 치솟는 물가를 잡고 주민 불만을 무마하려면 식량 등의 공급을 충분히 늘려야 하는데 지금 기댈 곳은 중국밖에 없지 않으냐”고 했다. 후계자로 알려진 3남 정은을 중국에 소개할 때가 됐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김정일 방중이 성사될 경우 초점은 2000년대 초처럼 ‘개혁·개방’이 아니라 ‘체제 안전’에 맞춰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현재 김정일의 최대 관심사는 중국을 안전판으로 삼아 체제를 공고하게 만드는 문제일 것”(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이란 설명이다.

반면 김정일의 방중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견해도 있다. 국책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핵문제 때문에 중국이 김정일에게 선물 보따리를 주기 힘든 상황인데 무리하게 갈 필요가 있겠느냐”고 했다. 정부 당국자도 “뇌졸중 환자가 추위에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김정일이 1~2월에 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했다.

최근 김정일 측근들이 줄줄이 중국에 가는 것은 “올해 북·중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 주요 기관 간의 상호 방문 행사로 판단된다”(북한 소식통)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