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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동아일보 2010.09.25] [日, 억류 중국선장 석방/ 전문가 기고] 中“핵심이익 양보없다” 재확인

  • 김흥규
  • 201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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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지역문제 주도권 강화패권에 도전까진 안할듯

 

센카쿠(尖閣) 열도 분쟁에서 중국이 보여준 융단폭격과 이에 따른 일본의 백기투항은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이 지역적 또는 세계적 패권욕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국제정치적 지위의 부상과 민족적 자긍심을 바탕으로 한층 적극적인 대외공세를 취하고 있어 도광양회(韜光養晦)라는 기존의 대외정책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중국이 2009년 미중 전략 및 경제대화에서 제시한 핵심 이익의 개념에 따라 중국 공산당의 집정 능력, 영토와 주권, 지속적인 경제발전 및 안정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정권 교체기에 접어든 중국의 지도부는 군부와 같은 주요 이해집단 및 국민의 민족주의 요구를 무시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은 아직은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기보다는 협력적인 정책을 기조로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자바오 총리가 스스로 발전도상국의 상황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지역문제와 영토 및 주권과 관련된 사항에서는 점차 주도권을 강화하려 할 것이며 주 대상은 일본이 될 것이다. 중국은 일본이 분쟁지역인 센카쿠 열도 문제를 국내법에 따라 처리하겠다며 자국의 영유권을 공고히 하려 하자 강력히 대응했다. 일본은 중국과의 전면적 마찰이 가져올 현실적인 이해득실을 고려해 기소 포기라는 항복선언을 했다.

 

그러나 국제정치에서 절대적인 승리란 있을 수 없다. 중국은 최근 일련의 공세적인 대외정책이 가져올지도 모를 신()중국 위협론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 사건 뒤 중국은 일본과도 유화 조치를 모색할 것이다. 미국 역시 이번 사안에 대해 일본 편을 들어 중국을 견제하면서도 중국과 역내 안정에 대한 공동 이해를 추구할 것이다.

어제의 우군이 오늘의 적이 되고, 오늘의 적이 내일의 우군이 되는 것이 국제정치의 현실이다. 갈등에서 오는 피해를 인식하면서 협력을 추구하고 신중하면서도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복합적인 양자 협력을 강화하는 외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