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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국방일보 2010.11.11] 세상보기 - G20 정상회의와 복합적 국제관계

  • 김흥규
  • 2015-08-25
  • 696

G20 서울 정상회의가 1111~12위기를 넘어 다함께 성장이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 G20 회의의 최대 관심사는 금융위기 관리의 차원을 넘어, 서방 선진국을 중심으로 운용돼 온 독점적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를 어떻게 보다 다양한 세계의 이해관계를 담은 새로운 구조로 재편할 수 있는가다. 세계 금융·경제질서의 재편에 합의할 수 있다면, 서울회의는 글로벌 거버넌스의 역사에 대단히 중요한 이정표를 남기게 될 것이다.

G20은 기존의 세계 금융·경제 질서를 좌지우지해 온 서구 강대국 중심의 G8과는 달리 서구 강대국과 BRICs 및 그 밖의 신흥 중견국 등 이질적인 구성원들로 이뤄져 있다. 그만큼 구성원 간 이해관계도 복잡해 합의에 이르기 어려운 구조다. G20 구성을 추동한 국제 금융위기도 점차 극복되는 과정에 있어 G20의 추진동력이 약화될 개연성이 큰 상황에서 서울회의가 개최되고 있다.

 

아직 G8 성원이 아닌 우리의 입장에서는 G20 서울회의의 성공과 제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궁극적으로는 G20을 경제문제뿐만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이슈들을 다룰 수 있는 제도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우리의 이해와 일치한다. 중국은 G20의 형성을 지지하고, 제도화를 추진하는 주요한 세력이다. 중국은 국제질서가 일초 다강(一超多强)의 세계에서 점차 다극화의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번 G20의 성공은 이러한 새로운 질서를 추동하는 주요한 기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입장에서 중국은 북한이 G20 기간 동안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견제하는 부단한 노력을 전개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신흥 개도국들의 참여와 지분을 강화하는 데 있어, G20에서 한국과 입장을 같이하고 협력관계에 있다.

 

최근 격화되고 있는 환율분쟁은 구조개혁과 관련한 G20의 핵심 이슈를 흐리게 할 소지가 다분하다. 일부 국가들은 환율분쟁이 핵심 의제로 부각되는 것이 자국의 이해에 오히려 부합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환율분쟁에 대한 집중은 G20과 관련한 우리의 시점을 흐리게 하면서 서울대회의 성공 가능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다행히도 경주 합의를 이끌어 낸 우리의 노력은 G20 서울대회를 실패로 끝나게 할 수 있는 여지를 크게 줄였다.

 

우리는 이제 복합적 국제관계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슈 영역에 따라 이해관계가 달라지고, 외교의 공간과 영역도 보다 다변화되고 다층적이어서, 포괄적이면서도 복합적으로 이들 간의 연계를 고려하는 사고와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 안보 위주의 시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거나, 이분법적인 사고로 G20 시대의 외교를 풀어나가기는 어렵다. 다행히도 G20 서울회의의 성공 가능성은 크게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