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장예원/불어불문학과
안녕하세요. 저는 불어불문학과 18학번 장예원입니다. 저는 수원외국어고등학교로 4월 25일에서 5월 20일까지 총 4주간 교생실습을 다녀왔습니다. 모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어과라는 특성상 외고로 교생실습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실습학교에서 1학년 러시아어과를 담당 학급으로 맡게 되었고, 매일 조∙종례에 참여하였으며, 학급상담도 진행했습니다. 또, 총 2번의 수업을 맡았고, 여러 차례 다른 선생님들의 수업을 참관하는 활동 등을 했습니다. 저는 유일하게 전공과 관련이 없는 러시아어과를 담당 학급으로 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조∙종례 및 학급 활동 시간 이외에는 수업을 따로 들어가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담임선생님께서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들, 예를 들어 야외수업, 학급 소풍, 마트료시카 만들기, 학급 라디오 등 다양한 학급 특색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셨고, 이 모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아이들과 충분히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교생실습을 나가시기 전에 반 아이들과 해보고 싶은 활동들을 미리 고민해서 가신다면 아이들과 4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더 많은 추억을 쌓으실 수 있을 겁니다. 첫 주에는 학급 조∙종례에 참여하면서 담임선생님의 지도 방식을 보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고, 2주차 때부터는 직접 조∙종례 지도를 해보았습니다. 처음 아이들 앞에 서는 자리라 많이 긴장도 되고 해서, 생각보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반 분위기를 밝게 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전달사항만 전달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간단한 대화 소재를 준비해 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주를 상담 주간으로 정해놓고, 상담 시간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공유한 뒤, 신청자에 한해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총 27명의 학생 중 20명의 친구가 참여해 주었고, 학생들이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학교 산책로를 가볍게 걸으며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상담을 하기에 앞서 학생들의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질문들을 미리 생각해 갔습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어색해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선생님에게 마음 편히 이야기를 꺼내 놓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상담 시간은 총 15분이었는데, 아이들과 깊은 대화를 나누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 기간을 넉넉하게 잡더라도 아이들과 최소 30분정도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의 수업은 각각 프랑스어과와 영프반에서 한 번씩 진행했습니다. 전반적인 수업 주제와 내용을 연구하기에 앞서, 제가 수업을 들어가야 할 반에 참관 수업을 해서, 아이들의 수준과 교과 진도를 파악하는 시간을 가진 뒤, 수업 주제를 선정하고 내용을 구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디까지 학생들이 따라올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제가 수업하게 된 주제는 ‘Les vêtements et les accessoires’였고, 주로 아이들의 활동 위주로 수업을 구성했습니다. 처음 프랑스어과에서 수업을 진행했을 때, 수업의 시간을 조율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서, 한 차시에 어느 정도의 내용을 담아야 시간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 충분한 연습을 통해 조율해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플랜 B의 수업 내용도 추가해 놓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교사라는 직업을 꿈꿔왔습니다. 하지만 전공 특성상 교사를 많이 뽑고 있지 않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있는 상태에서, 이번 실습은 교직의 꿈을 계속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길을 찾을 것인지를 결정하게 하는 아주 중요한 경험이었습니다. 정말 꿈만 같고 행복했던 교생실습이 물론 매일 그러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한 달 동안 학급 아이들을 담당하는 것과 동시에, 수업을 계속해서 연구해야하고 직접 수업도 들어가야 하며 학생 상담도 해야 하는 등 매우 바쁜 한 달을 보냈습니다. 실제 교사의 삶은 이보다 더 고되고 힘들 것이라는 것도 실감이 났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맹목적인 관심과 사랑을 주었던 아이들이지만, 실제 교사가 된다면 학생들이 우리 교생들에게 대해줬던 태도와는 또 매우 다를 것이라는 것도 알며, 오히려 아이들에게 상처 받는 일들도 분명히 생길 것이라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들을 다 고려해 보았을 때도 교사가 되고 싶다는 제 생각은 이번 경험을 통해 더욱 굳건해진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상처를 받고도 그 상처를 치료해 주는 것이 아이들이었고, 그들 때문에 그 모든 고됨이 보람으로 바뀔 수 있었으니까요. 교사라는 직업을 단 한 번이라도 꿈 꿔봤던 분이라면 교생실습이라는 인생에서 한 번뿐인 가장 소중한 경험을 충분히 누리고 오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