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성유진/인문학부
★ 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 인문학부 성유진
저는 모교인 수원 창용 중학교로 교생실습으로 다녀왔습니다. 실습을 나가기 일주일 전쯤 학교에 연락하여 일정을 여쭈었는데 교생실습생이 저 혼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미리 교생실습을 다녀온 동기들이 동료교생과 즐겁게 지냈던 이야기를 해주어서 새로운 인연에 대한 설렘과 기대도 있었는데 교생이 저 혼자뿐이라니 막막한 마음이 컸습니다. 홀로 교생을 나가게 되어 교생실도 따로 없었고 본교무실에 자리를 배정받아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동료교생이 없어서 걱정을 했지만 오히려 전교생의 관심을 한몸에 받을 수 있었고 같은 교무실에 있던 선생님들께서 특별히 신경을 써주셔서 한 달을 즐겁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저의 4주간의 실습과정을 통해 느낀 점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1주차는 학교분위기 적응과 수업참관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실습 첫날은 담당선생님으로부터 일정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받고 운동장 조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조회를 마치고 교감, 교장선생님을 찾아뵈어 인사를 드렸습니다. 저는 3학년 3반 교생으로 가게 되었고 3학년 영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담당학급의 담임선생님이 영어선생님이라 저의 지도교사로 배정되었습니다. 첫날은 담당학급 학생들의 출석부를 보며 이름을 외우며 보냈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자주 교실에 방문하여 학생들과 친해지라고 말씀해주셔서 첫 주부터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학생들과의 관계 부분은 선생님들마다 생각이 다른 부분이라 반드시 담임선생님과 협의 하에 행동하시길 바랍니다. 실습 첫 주 며칠간은 학교선생님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다가 3일째부터는 반 학생들 몇 명씩 돌아가면서 함께 점심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수업참관은 실습 셋째 날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수업을 맡게 될 3학년 영어수업에 참관하였고 나머지 시간은 교무실에서 교과서 연구를 하며 보냈습니다. 아쉬움으로 남는 점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첫 주에 더 많은 수업참관을 하지 못한 것입니다. 담당과목인 영어뿐만이 아니라 타 교과수업을 많이 참관했다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점입니다. 제 담당과목이 아닌 선생님께 수업참관을 부탁드리면 혹시나 부담스러워 하실까봐 말씀을 못 드렸던 것인데 배우는 실습생으로서 적극성을 띄지 못한 것은 부족한 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주차는 1, 2, 3학년 영어수업을 참관하였습니다. 이 기간은 3주차에 제가 하게 될 수업에 대해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영어선생님들의 수업을 참관하면서 많은 수업skill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똑같은 수업을 하더라도 학급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 45분 수업의 준비에 있어 세세하고도 철저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실제 교육현장에서의 수업을 보는 것만큼 좋은 공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서 말씀드렸듯이 영어 과목을 제외한 언어교과(국어, 중국어 등)의 수업을 꼭 참관하시길 바랍니다. 3주차부터 수업실습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틈틈이 지도 선생님과 면담을 하였습니다. 다행히 지도 선생님께서 너그러운 분이라 저의 수업계획에 대해 차근차근 방향설정을 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영어회화 선생님, 원어민 선생님께도 조언을 구하여 도움을 받았습니다. 또한 많은 교수법 책과 ebs교수법관련 강의, 우수 수업동영상을 참고하여 수업을 준비하면서 눈 코 뜰 새 없이 보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영문과 후배님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현직교사인 박용호 선생님이 쓰신 “라이언 쌤 이렇게 가르쳐서 영어수업 대박내다.”입니다.
실습 4주 중에 가장 바빴던 기간이었지만 쉬는 시간, 점심시간만큼은 학생들과 보냈습니다. 점심시간을 통해 친해진 학생들은 상담을 요청하기도 하여 교생선생님으로서, 학교선배로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3주차는 본격적으로 수업실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주일동안 3학년 1반부터 5반까지 1차시씩의 수업을 맡게 되었습니다. 2주일 후가 중간고사였기 때문에 많은 수업을 배정받지는 못하였습니다. 수업실습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시간 분배입니다. 지도안대로 미리 연습을 해보면서 이정도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하였는데 막상 현장에서 수업을 하다보면 생각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알려주려는 마음만 앞서 계획했던 것을 다하지 못한 채 첫 수업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지도 선생님께 간단한 피드백을 받고 부족한 부분을 수정하였고 두 번째 수업부터는 즐기면서 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을 할 때 가장 중요시했던 것은 학생들의 흥미를 끄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가르치더라도 학생들의 주의집중을 끌지 못한다면 좋은 수업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판서를 할 때도 흰색분필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형형색색의 분필로 하였습니다. 문법상황을 공부할 때 다양한 색상의 분필로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하자 학생들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아무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라도 아직 어린 학생들이기 때문에 수업에서 다양한 자극을 주어야 45분을 집중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4주차에는 연구수업준비와 학생들을 위한 선물을 준비하며 보냈습니다. 학생들의 참여를 요구하는 Writing 수업이었기에 부담도 많이 되었지만 학생들이 잘 따라와 주어서 다행히 잘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의욕 없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던 학생까지도 열심히 참여해주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크게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한달 동안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대하며 지냈던 것이 학생들의 수업참여도로 이어진 것 같다고 담임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셔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학생들과 이제 막 친해질 것 같은데 헤어지게 되니 아쉬운 마음에 한명 한명에게 편지를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24명의 학생들에게 편지를 쓰느라 잠도 못자고 썼던 기억이 나네요. 마지막 날 종례시간에 한명 한명 이름을 부르며 선물과 편지를 나눠주었는데 저도 모르게 울컥했습니다. 교생선생님이라는 신분으로 학교에 오게 되었지만 제가 학생들에게 가르친 것 보다 배운 것이 더 많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한 달 동안 따뜻하게 대해줬던 학생들과 지도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저의 교생실습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학교현장실습을 통해 느낀 점은 교사라는 직업이 절대 쉬운 직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업준비뿐만 아니라 학생상담, 방과 후에 이어지는 각종 연수, 교과부 회의 등 교사가 감당해야 하는 업무가 너무나 많았습니다. 한 달 간 본교무실에서 있으면서 제시간에 퇴근하는 선생님을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과도한 업무량도 문제지만 특히 학생들과의 관계형성이 가장 힘든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저도 처음엔 학생들에게 먼저 이름을 부르며 다가가도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학생들이 있어서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학생들에게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인다면 조금이나마 마음을 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편견을 갖지 말고 대하시길 바랍니다.
한 달 동안 잠도 많이 못자고 허둥지둥 출근한 날이 많았지만 학생들의 젊은 기운을 받아 활기차게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후배님들도 밝고 적극적인 자세로 한 달 간의 실습기간을 보람차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