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장빛나/사회과학부
★ 후배에게 들려주는 교생실습 후기★ 사회과학부 장빛나
수원 농생명과학고등학교에서 5월 14일부터 6월 8일까지 했던 4주간의 학교현장실습이 모두 다 끝났다. 처음 며칠 동안은 언제 4주가 지날까 생각했는데 지금에 와서는 4주라는 시간이 어떻게 이렇게 빨리 지나갔나 싶다. 한 주 한 주 되돌아보면서 교생 실습 후기를 작성해보고자 한다.
교생실습을 준비하면서 나는 변화에 대한 스트레스가 정말 컸다. 대학생활을 하다가 고등학교로 가기 위해서는 준비할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일단은 1학기 수업 조모임, 과제를 정리해야하고 교생으로서의 단정한 복장도 준비해야할 뿐만 아니라 교생으로서 마음의 준비도 필요했다. 나는 그 당시의 마음 상태도 좋지 않아서 내가 과연 이 상태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까, 상담을 해줄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다.
걱정 반 기대 반을 가지고 시작했던 교생실습. 나는 상담 교생으로서 상담실에서 주로 실습을 하면서 상담실 옆에 있는 1학년 1반을 담임 반으로 맡게 되었다. 학교에 있는 상담실은 예상외로 정말 좋았다. Wee class로 지정되어 있어서 교육청 지원을 통해 2년 전쯤 리모델링을 했다고 한다. 한 학급 교실 정도의 크기로, 집단상담 및 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과 개인상담실이 따로 나누어져 있었다.
첫 주에는 상담실에서 상담참관도 하면서 아이들이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문제로 상담실을 찾아오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1학년 1반 담임선생님께서 아이들의 인적사항 및 정보가 있는 자기소개서를 보여주셔서 반 아이들 이름을 외우고, 얼굴을 익히며 어떤 가정환경인지, 어떤 장래희망을 가지고 있는지도 같이 생각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시간이 너무 안 가서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러다가 첫 주 목요일, 금요일부터는 학교에 점차 적응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어떤 교생이 되어야 하는가 생각을 해 볼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내 목표는 아이들의 꿈에 대해서 알아보고 용기를 주는 것이었다. 반 아이들에게는 아이들 각자의 장점을 찾아서 한 명 한 명 지지해주고 격려해주겠다고 다짐했다. 담임반에는 조·종례 시간과 점심시간에 찾아가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했다. 수업시간에는 상담실에 있으면서 개인 상담카드와 일지를 정리하는 등 기타 업무를 보조하였고 상담선생님이 기회를 주셔서 상담실습도 해볼 수 있었다.
그렇게 한 주가 지나가고 2주차에는 담임선생님 담당 과목인 국어 수업 참관도 해보고 본격적으로 상담 실습을 많이 할 수 있었다. 또한, 반 아이들과 아침시간, 점심시간을 통해 상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주 수요일에는 담임선생님께서 등교지도를 하시는 날이라서 아침 7시 30분에 나와 함께 등교지도도 했다. 본관 입구에 서서 아이들 등교하는 모습 보면서 인사도 하고 아이들 복장도 같이 보는 일을 했었는데 새로운 경험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 보는 것이 즐겁고 행복하게 느껴졌다.
3주차에는 함께 실습을 하고 있는 아홉 분의 교생선생님들의 연구수업에 참관했다. 참관하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것은 수원 농생고 아이들은 집중 시간이 더 짧기 때문에 재미있는 이야기, 동영상, 이미지로 계속해서 흥미와 학습동기를 유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농업기계 과목의 연구수업에서는 농기계 관련 영상과 이미지가 정말 많이 사용되었는데 오히려 그것이 학생들을 더 수업에 끌어들이고 이해력을 높인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나 또한 사례보고 발표를 하기 위해서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6차시까지 4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진행하였다. 3주차가 가장 바빴는데, 교생들 대상으로 학교에서 내 준 과제가 3개나 있었기 때문이다. 매일 집단프로그램 준비하고 진행하고, 상담실습도 하고, 상담실 업무도 보조하고, 학교에서 내 준 과제하고, 연구수업 참관하느라 담임반 아이들을 신경 쓸 수가 없었다. 선생님들이 행정업무 때문에 수업연구 할 여유가 없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지막 4주차에는 정리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일주일동안 진행했던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종결하고 사례보고 발표도 했다. 상담실습을 많이는 하지 못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정서행동발달 2차 선별검사 명단정리 등 상담실의 일들을 도와드리고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교생실습을 하는 동안 교감선생님의 교육과 교내 각 부서 선생님들을 통해 부서별 업무 분장 교육도 많이 받았다. 이를 통하여 학교의 현실과 교직사회에 대해서도 많이 깨닫게 되었고 교내 부서가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정말 부서별로 많은 일들을 맡아서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또한, 교생 실습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임용고시를 볼 생각이 거의 없었던 나에게 4주간의 경험은 상담교사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게 하였다. 상담교사는 상담가이자 교사의 역할을 적절히 감당해야 하는데 이는 학생들을 완전히 이해하기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지만 아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고 아이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은 학교 상담실의 큰 장점이었다. 요즘에는 선도위원회에서 징계를 받은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상담을 받아야하는데 요선도 아이들에게 상담은 귀찮은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좋은 계기가 되고 기회가 되는 것 같다.
4주 동안 실습을 하면서, 아이들이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고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많이 알게 되었고 아이들이 참 여리고 약하다는 것도 많이 느꼈다. 나와 상담을 하면서 꾹꾹 참았던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을 보며 청소년 상담의 필요성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요선도 학생들을 만나면서는 부정적 낙인이 아니라 사랑과 지지가 많이 필요한 아이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예로, 상담실에 매주 상담을 받으러 오지만 한번도 제대로 말해보지 못한 남자아이가 있었다. 표정이 정말 사나워서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했었다. 하지만 교생실습 끝나기 전에 그 아이에게 사탕과 카드를 전해 주었을 때 나에게 고맙다는 말은 안 해도 “너 이런 사랑의 편지를 받아본 적 있냐”며 친구에게 자랑하는 모습은 나에게 정말 인상적이었다.
교생실습은 나에게 가장 값진 경험이었다. 교생 실습 전에 좋지 않았던 마음 상태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저절로 회복되었다. 주말이 되면 월요일이 기다려지곤 했다. 담임선생님과 상담선생님을 통해서, 또 아이들을 통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