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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듣고 싶은 명강의

2025학년도_입상_[전자회로1]_이하영 교수

  • 2026-02-25
  • 1054
제목: 교수가 꿈인 학생이 바라보는 강의의 정석
 [1] ‘톱니바퀴’가 아닌 인생의 주체가 되는 삶
 나는 막연하지만 분명한 꿈을 가지고 있다. 거대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 정해진 역할만 수행하는 ‘톱니바퀴‘가 되기보다,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며 학문의 흐름을 만들어 가는 ‘컴퓨터 아키텍처 교수’로 살아가는 것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뒤, 진지하게 진로에 대해 고뇌하던 시기에 나는 아주대학교의 강단에 서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치열하게 논문을 쓰며 연구에 매진하는 미래의 나를 상상하곤 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이하영 교수님의 전자회로 수업은 단순히 전공 지식을 배우는 시간을 넘어, 내가 꿈꾸는 교수의 모습에 구체적인 형태를 부여해 준 명강의였다. 이 글은 ‘수업이 좋았다’라는 감상의 나열이 아니라, 미래의 교육자를 꿈꾸는 한 학생이 한 학기 동안 강의실에서 보고, 듣고, 느낀 가르침의 본질에 대한 기록이다.

 [2] 수업 운영 방식: 군더더기 없는 몰입의 시간
 전자회로 수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풍경은 수업 시작 15분 전부터였다. 대학 강의에서 앞자리는 흔히 기피의 대상이 되지만, 이 수업만큼은 달랐다.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미 앞자리는 대부분 차 있었고, 나 역시 매시간 일찍 도착해 앞자리를 사수하려 노력했다. 이는 단순한 성적 관리 때문이 아니라, 교수님의 강의 흐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수님의 강의는 개념 설명, 예제 풀이, 심화 응용, 그리고 실제 산업 및 연구 분야 활용으로 이어지는 명확한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전자회로라는 과목이 수식 위주로 흘러 자칫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음에도, 교수님께서는 지금 배우는 내용이 어디에 쓰이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끊임없이 연결해 주셨다. 그 덕분에 방대한 분량의 강의 내용도 단절되지 않고, 하나의 이야기처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교수님께서는 소모적인 과제를 과감히 배제하고, 출석과 중간·기말고사 두 번만으로 성적을 산출하셨다. 이는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선택뿐만 아니라, 강의 내용을 스스로 소화하고 복습하는 데 집중하라는 분명한 메시지였다. 덕분에 나는 과제 제출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공부에 온전히 시간을 쓸 수 있었다.

 [3] 강의를 듣고 느낀 점: 교수를 꿈꾸는 학생의 시선으로
 나는 교수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에, 전자회로 수업을 들으며 전공 지식뿐 아니라 교수님의 전달 방식 자체를 유심히 관찰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딴생각을 허용하지 않는 힘 있는 발성과 또렷한 발음이었다. 교수님의 설명은 강약이 분명했고, 중요한 부분은 자연스럽게 귀에 꽂혔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전달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이 수업을 통해 체감할 수 있었다. 더불어 강의 노트의 구성과 흐름을 완전히 꿰뚫고 계셔서, 수업 중 1초 이상의 정적이 흐르는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 결과 논리와 개념의 흐름이 막힘없이 머릿속 ‘해마’에 각인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학기 중 진로 상담을 위해 교수님의 연구실을 찾았을 때 들은 이야기는 나에게 특히 큰 울림을 주었다. 교수님께서는 처음부터 연구자가 되는 것이 꿈이 아니라,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고 말씀하셨다. 가르치는 것을 좋아했고, 누군가를 이해시키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꼈기에 교육자의 길을 꿈꾸게 되었으며, 그 마음이 연구와 만나 지금의 ‘연구하며 가르치는 교수’로 이어졌다는 이야기였다.
 이 말은 강의실에서 느꼈던 교수님의 모습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설명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학생의 이해를 끝까지 책임지려는 정신은, 단순한 강의 기술이 아니라 가르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나의 꿈은 막연한 동경에서 벗어나, 연구와 교육을 동시에 수행하며 비전 있는 학생을 키워내는 교수의 길로 자리 잡게 되었다.

 [4] 배움에서 실천으로: 강의실 밖으로 이어진 변화
 전자회로 수업에서 받은 자극은 강의실 안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교수님처럼 전달력 있는 강의를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는 전공 강연 봉사 단체인 ‘위메이저’에 가입해 겨울 기수로 합류하여, 현재 전공 강연 PPT를 제작 중이다. 강연을 준비하며 교수님의 강의 구조를 참고해 서론, 본론, 결론이 분명한 PPT를 구성하고, 발성과 설명 순서를 고민하며 반복적인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자회로 수업은 나에게 지식이 전달되는 시간이 아니라,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한 출발점이었음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5] 명강의 선정 이유: 시간이 지나도 남는 수업
 대부분의 전공 수업은 종강과 함께 기억에서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전자회로는 달랐다. 이번 공모 글을 작성하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지난 전자회로 기말고사 문제를 다시 풀어본다면 과연 풀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었다. 그리하여 강의 노트를 펼쳐 기말고사 때 출제되었던 Power Amplifier 관련 문제 하나를 다시 풀어보았다.
 놀랍게도 수업 시간에 강조되었던 논리적 흐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세부적인 공식 암기를 제외하더라도 입력 전력(Input Power), 출력 전력(Output Power), 전력 효율(η)을 구하는 과정까지 무리 없이 이어갈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공식을 외워 문제를 푸는 방식이 아니라, 회로가 어떻게 동작하고 왜 그런 결과가 나오는지를 이해하도록 이끌어 준 강의였기에 가능한 경험이었다. 세부적인 공식은 시간이 지나며 희미해졌을지라도, 회로를 해석하는 사고의 흐름만큼은 여전히 또렷하게 남아 있었다는 점에서 이 수업의 진가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또한, 복습을 위해 필기와 녹음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은 교수님의 체계적인 강의 설계를 역추적해 보는 또 다른 공부가 되었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논리의 ‘빌드업’을 분석하며, 훗날 나도 교수가 된다면, 반드시 이 모습을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전공의 난도가 급격히 높아지던 2학년 2학기, 이 수업은 나에게 전공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진로에 대한 확신까지 안겨주었다.

 [6] 삶의 ’방향성‘과 ’태도‘: 가르침의 선순환
 이하영 교수님의 전자회로는 단순한 전공 필수 과목이 아니었다. 전자공학도로서 갖추어야 할 지식의 뼈대를 세워주었고, 교수를 꿈꾸는 나에게는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살아 있는 교과서가 되어주었다.
 먼 훗날 내가 박사 학위를 마치고 아주대학교의 강단에 서게 된다면, 나 역시 이 수업을 통해 배운 태도와 철학을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다. 한 명의 학생에게라도 이 수업 덕분에 꿈이 생겼다고 말할 수 있는 강의, 혹은 꿈이 아니더라도 진로의 ’방향성‘과 삶의 ’태도‘라는 두 가지 갈피를 잡아줄 수 있는 강의를 하는 것, 그것이 지금 품고 있는 나만의 ’뜻‘이다.
 나의 꿈에 확신을 심어주신 이하영 교수님께 깊은 존경을 표하며, 전자공학도로서의 ‘비전 있는 미래’를 꿈꾸는 모든 후배에게 ‘전자회로1’을 최고의 명강의로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