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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2020.12.02] 한미동맹 '미래'에 똬리 튼 중국

  • 김흥규
  • 2020-12-30
  • 430

韓美 전문가, '포괄적 동맹'에 동의

대중국 전략 있어선 극명한 온도차



'70년 동맹'으로 일컬어지는 한미동맹과 관련해 다양한 비전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중국이 양국관계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세종연구소와 미국 퀸시연구소가 2일 '한미동맹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한 화상회의에서 한미 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이 군사동맹을 넘어선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한국이 한반도 이슈에서 벗어나 좁게는 동아시아, 넓게는 중견국으로서 국제사회 역할 확대를 꾀해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구체적 역할론에 있어선 시각차가 뚜렷했다. 특히 대중국 전략과 관련해 미국 전문가는 '한미일 공조'를, 한국 전문가는 '결미연중(結美聯中)'을 강조했다.


"대중국 전략, 지역 정세에 중요"
"韓日 안보협력, 태평양으로 확대돼야"


마이클 스웨인 퀸시연구소 동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은 "대중국 전략이 지역 정세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며 "당근과 채찍을 활용해 북한을 압박할 때 중국이 효과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웨인 국장은 "중국과 관련해 한미가 공동의 이해를 가지고 있다"면서도 "중국 위협 평가에 있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한국은 중국과 경제관계가 긴밀하다. 한국은 민주주의에 해를 끼치는 중국을 미국만큼 우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태평양 지역에서 미중 갈등이 악화될 여지가 있다"며 "한국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스웨인 국장은 동아시아를 포함한 미국 안보 전략에 일본이 갖는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중 정책에 있어 일본과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볼 때 미중관계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스웨인 국장은 "한일이 함께 역할을 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한반도뿐만 아니라 태평양 등 전반적인 안보협력이 이뤄지도록 한일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韓, 美中 양자택일 압박에 '부담'
"제3의 국제정치 공간 마련해야"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은 "한미동맹이 대중관계에 있어 똑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진 않다"며 "미중과의 관계는 한국 생존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다. 서로 독자적이고 대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한미동맹을 군사동맹으로 가져가서는 안 된다"며 "한국은 결미연중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동맹 비전을 사이버, 4차 산업혁명, 환경 분야 등으로 확대해 잘 관리할 필요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일본·호주·인도 등 쿼드(Quad) 참여국과 반중 군사 전선 구축에 공들여온 상황에서 '쿼드 플러스' 참여국으로 한국이 거론되는 데 우려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 소장은 "제3의 국제정치 공간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며 호주·독일 등의 국가와 협력 체제를 마련해 위기관리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美中 갈등, 승부 이미 정해져"
"韓, 현실 직시해 외교정책 펴야"


하지만 미중 대결 양상이 이념 갈등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한국이 어떤 식으로든 양자택일의 순간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기수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은 시작됐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중 갈등의 원인이었던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가 구조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미국이 모든 문제의 근저에 중국의 정체성, 즉 '공산주의 중국'이 존재한다고 인식하면서 양국 간 이념분쟁이 발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과거 미소 냉전 시기에 미국의 대소련 봉쇄정책이 미국 전략의 핵심이었다"며 현재의 미중 갈등 양상 역시 경제는 물론 외교·군사 차원에서의 대중국 포위 전략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중관계가 미소관계와 달리 상호의존적 측면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첨단 기술 분야 등에서 중국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큰 '불균형 상호의존(uneven interdependence)' 현상이 두루 확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불균형 상호의존이 미국에 강력한 지렛대를 제공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부연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이념분쟁 요소가 강하게 투사된 신냉전은 논리상 이데올로기 하나가 소멸돼야 종식될 수 있다"며 "중국이 미국을 이기기 힘들다는 현실에 비추어, 시기의 문제가 남았을 뿐 승부는 이미 정해진 셈이다. 한국도 이런 냉혹한 상황을 고려해 외교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세종연구소와 미국 퀸시연구소가 2일 한국 세종연구소와 미국 퀸시연구소가 2일 '한미동맹의 미래'를 주제로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줌 중계영상